제47장 그녀는 널 사랑하지 않아

시간이 흘러 회사 기념일 파티 날이 되었다. 배성 그룹은 성대한 기념일 파티를 준비했다. 아마 전에 있었던 소문들을 없애기 위함인지 회사는 이미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부부라는 기사를 준비했고 내보낼 준비만 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념일 파티 전까지도 나는 배지훈이 보내온 치파오와 비취를 받지 못했다. 나는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갔다. 배지훈은 확실히 약속을 지켰기에 드레스와 액세서리들은 모두 원격조종할 필요가 없었다. 나는 약혼하던 때 미처 입지 못했던 짧은 스타일의 드레스를 입었고 액세서리들을 힐끗 보고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가슴에 있는 배지훈이 선물한 목걸이를 보며 나는 가볍게 숨을 내쉬었다. '이 목걸이면 돼.' 배지훈이 본가에 나를 데리러 왔을 때 무의식적으로 미간을 찌푸렸다. "너 왜 이렇게 입고 있어?" 그는 오늘 중국식 정장을 입었는데 보아하니 그 치파오와 맞춤인 것 같았다. 하지만 그가 나한테 치파오를 주는 걸 깜빡했을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물어보기 귀찮았다. "가자, 다들 기다리겠어." 내가 그의 팔짱을 껴서야 그는 표정이 조금 온화해졌다. 나는 오늘 화려하게 입었다. 이 드레스도 그때 거금을 들여 해외의 디자이너한테서 제작한 거였다. 원래는 나중에 결혼하거나 그와 같이 연회에 참가할 때 입으려고 했었는데 아쉽게도 결혼해서 계속 옷장에 잠겨 있었고 나도 배지훈과 연회에 참석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우리 두 사람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우리 두 사람의 드레스룩이 정말 어울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중국식이었고 나는 서양식이었다. 그는 초록색이었고 나는 진한 빨간색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어울리지 않은 한 쌍이었지만 오늘 연회의 주인공이었기에 아무도 감히 뭐라 하지 못했다. 배지훈은 바로 사람들과 어울렸다. 이곳은 그의 사교장이었고 그는 원래 접대를 잘했었다. 나는 불편해서 쉬고 싶다고 했고 얼굴이 창백하고 너무 말라버린 나를 보고 사람들은 까칠하게 굴지 않았기에 나도 편안했다. 하지만 여진아가 나타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