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85장 덜 만나는 게
배지훈이 들어왔을 때, 마침 모청현이 부드럽게 날 바라보고 있었고 나는 얼굴이 빨개져 있는 걸 보았다.
그는 바로 낯빛이 어두워졌지만 하려던 말을 하지 않고는 다시 물어보았다.
"하연아, 나 들어가도 돼?"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지만 모청현을 빤히 바라보았다.
그 눈빛의 의미를 나는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전에 학교 다닐 때 나를 좋아하는 남자가 있으면 그는 그런 눈빛이었다.
하지만 지금 우리의 사이는 이미 달라졌다.
"갓 귀국한 거야? 무슨 일 있어?"
나는 문 어구에 놓여있는 그의 캐리어를 보았고 옷도 쭈그려진 걸 보았다.
배지훈은 속상해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왔어."
"너... 수술 어떻게 됐어?"
"잘 됐어, 괜찮아."
나는 고개를 숙이고 그한테 시선을 주지 않았다. 수술할 때 머리를 다쳐서 그런지, 계속 그와 민여정이 아이를 안고 있는 모습이 떠올랐다.
우리가 말하지 않자 모청현은 내 손에 있는 우유를 가져갔다.
"배 대표님, 하연이가 휴식이 필요해요."
그는 참 적절한 타이밍에 그를 보내려고 했다. 솔직히 나도 배지훈과 많은 사적인 말을 하고 싶지 않아 바로 그의 말에 따라 누우려고 했다.
"알아요, 미안해요, 하연이가 회사 일 때문에 다친 거 알아요."
배지훈은 아까의 울적함이 사라졌고 바로 일하는 자세를 취했다.
"모 대표님, 사실 하연이한테 아주 중요한 볼 일이 있어요, 실례가 안 되신다면 자리 비켜주실 수 있을까요?"
"실례가 돼요."
모청현은 아무런 표정 없이 나한테 티슈를 건넸다.
나는 배지훈이 또 화를 내려고 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모청현이 내 옆에 있는 걸 싫어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 이미 이혼했다는 걸 잊은 것 같았다.
"괜찮아, 청현 씨도 아는 일이니까 그냥 말해."
일을 하려고 하니, 나도 바로 일모드로 전환했다.
배지훈은 우리 둘 사이가 이렇게 좋아질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지 한참 지나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우곡 빌딩 프로젝트는 그때 네가 주요 책임자가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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