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7장 호구

"메인 디자인은 제가 하긴 했지만, 디테일한 디자인은 팀이 완성합니다." "제가 그때 끝까지 참여하지 않았기에, 마지막에 보고서를 올린 디자이너가 제가 아니라는 걸 볼 수 있을 겁니다." 내가 솔직하게 말했지만 세 경찰은 난감한 기색이 역력했다. "협력한 공급 회사와 시공 회사를 몰라요?" 마은영은 호기심에 차서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또 고개를 저었다. "제가 맡지 않았어요." "그때 배성 그룹에서 몇몇 대형 프로젝트 시공을 진행 중이었어요, 제가 총괄로 현장을 직접 챙겨야 했죠." "이런 작은 프로젝트는 보통 팀원들에게 맡겼습니다." "흥, 그분이 해외에 나갔으니, 마음대로 말할 수 있죠." 별로 말이 없던 경찰은 나를 적대시했고 말도 비꼬면서 했다. 마은영이 그를 노려보아서야 그는 입을 다물었다. "강하연 씨, 3년 전 프로젝트인데, 다시 잘 생각해 보는 게 어때요?" "이 프로젝트 최종 사인을 하지 않았고, 맡지 않았다고 확신할 수 있어요?" "네, 확실해요." 나는 별다른 표정 없이 그들을 바라보고는 이상해서 물었다. "프로젝트 문서를 확인해 보시면 될 텐데요." "모든 프로젝트 문서에는 담당장의 서명이 있어요, 설령 제 이름이 있다고 해도, 저는 기본 디자인 제출 부분에만 서명했을 겁니다." 나는 경찰이 나를 찾을 이유가 없다고 확인했다. 내가 주요 책임자라는 증거가 전혀 없었으니까. 마은영은 옆에 있는 경찰을 흘깃 보더니 그가 고개를 끄덕이는 걸 보고서야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보여주었다. "강하연 씨,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겼으니 우리가 무조건 배성 그룹의 서류를 검토했어요, 여기 모두 강하연 씨 서명이잖아요." "제보자가 이 서류를 경찰한테 보냈어요, 강하연 씨가 프로젝트를 책임졌다고 확인할 수 있어요." 나는 그녀가 내민 휴대폰을 받아 들었는데, 익숙한 필체를 보고는 미간을 찌푸렸다. "포토샵 흔적은 없어요? 혹시 조작된 건 아닐까요?" "아직 확신할 수 없습니다, 다른 동료들이 이미 배성 그룹으로 갔고, 우리는 먼저 강하연 씨한테서 상황을 파악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