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66장 유일한 아이

순간 시간이 멎은 것 같았다. 민여정이 얼굴이 사색이 돼서 눈물을 뚝뚝 흘렸다. 배지훈은 그녀를 보더니 멈칫했지만 바로 목을 빳빳이 쳐들고 말했다. "이 아이 원했던 적 없었어." "내가 그때 널 하연이라고 생각했던 거 너도 잘 알잖아, 네가 약 써서 날 속인 거잖아." 배지훈이 처음 사람들 앞에서 이 얘기를 꺼내는 거였다. 모시안은 눈을 크게 떴고 숨도 쉬지 않았다. 민여정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더니 나를 표독하게 노려보았다. "그럼 뭐? 이 아이도 네 아이야, 어쩌면 유일한 아들일 수도 있어." "배지훈, 나랑 같이 그렇게 오래 있었는데, 너한테 또 아이가 있을 줄 알았어?" 그녀가 배지훈한테 한 번 약을 탔다는 건, 두 번이고 세 번이고 또 탈 수 있다는 뜻이었다. 전에 성문걸이 그녀가 쓰는 환각제가 모두 해외에서 금지된 약이라고 했었다. '무영국에 왔으니, 약을 구할 수 있다는 건가?' 내가 배지훈한테 말하려고 하는데 모청현이 내 어깨를 누르고는 나를 보며 고개를 저었다. 나는 그의 뜻을 알아챘다. 지금 말하는 건 적절하지 않았다. 배윤성이 제일 먼저 눈치채고는 얼른 배지훈의 앞을 막았다. "선배, 미쳤어! 형한테 아이밖에 안 남은 거 몰라?" "알아!" 민여정은 부드럽게 자기 배를 만지며 말했다. "이게 훈이 유일한 아이야, 어르신의 유일한 증손자고." "계속 배씨 가문 물려받고 싶으면 나한테 잘해야 할 거야." "아니면, 할아버지가 후계자도 없는 사람한테 배씨 가문을 맡기겠어?" "젠장~" 성수지의 목소리가 갑자기 들렸다. 하지만 그녀는 전혀 어색해하지 않았고 오히려 경악해서 내 옆에 오더니 내 손을 잡았다. 성수지가 뭐든 봤었지만 아마 민여정과 같은 사람은 처음인 것 같았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민여정은 콧방귀를 뀌고는 성수지를 쳐다보았다. "수지 아가씨가 욕하네? 너도 그때 지훈이 좋아하지 않았어? 아쉽네, 지훈이는 지금 내 거야." "남자가 널 사랑하지 않는다고 해도 자기를 사랑해야지." "성수지, 강하연, 너희 같은 아가씨들이 진작부터 거슬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