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7장 누구의 잘못

알게 된 후로 모청현이 나와 이렇게 말을 많이 한 적이 처음이었다. 나는 그제야 우리가 몇 년 전에 무영국에서 만난 적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때 하연 씨를 따라 병원까지 따라갔어요, 그러면서 이 멍청이가..." 내가 눈을 흘기자 그는 얼른 말을 바꿨다. "어린애가 참 똑똑하다고, 돌아가는 길도 안다고 생각했죠." 나는 완전히 저항을 포기했다. 그가 뭐라고 하든, 그는 나를 멍청이로 생각했었다. 하지만 그가 나중에 조사를 하고 나서야 내 결백을 증명했다. "나중에 궁금해서 알아봤는데, 하연 씨 상황이라면 확실히 통곡해야겠더라고요." "하연 씨랑 배지훈 일, 저도 조금 알아요, 배지훈이 잘해줄 줄 알았어요." "미안해요, 그때 모씨 가문이 너무 복잡했어요." 그는 자책해하며 주먹까지 꽉 쥐었다. "청현 씨랑 상관없는 일인데 사과 왜 해요?" 나는 한 번도 내가 보호를 받아야 하는 온실 속 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생명력이 강한 잡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에 일들을 떠올리니... 나는 슬퍼하며 난간에 엎드렸다. 역시 난간은 높았고 내 목까지 닿았다. 그래서 그날 아무리 노력해도 넘을 수 없었던 거였다. 잔잔한 강을 보자 기분이 좋아져서 모청현한테 전에 일들을 많이 얘기했었다. "저랑 배지훈이 정말 오래됐어요, 전 제가 잊을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계속 못 잊었어요." "사람은, 한 사람에 익숙해지면 정말 바꾸기 힘들어요." "배지훈이 매번 여자를 데리고 올 때마다 그때의 진실을 말해주고 싶었지만, 지금은 전혀 그러고 싶지 않아요." "정말 오해한 게 맞거든요, 민여정이 임신한 것도 완전히 배지훈 탓이 아니에요, 심지어 우리는 계속 사랑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왜 이렇게 된 거죠?" "누구의 잘못인지 모르겠어요, 누굴 탓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말하다 보니 또 울컥해지려고 했고 나는 얼른 손으로 눈물을 닦았다. 오늘 충분히 말이 울었기에 더는 울고 싶지 않았다. "배지훈이 확실히 잘못했죠." 모청현은 여전히 별다른 감정이 없어 보였지만 말투는 아주 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