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장 돈을 원해, 사람은 됐어

배지훈의 말이 끝나자 사무실은 모두 조용해졌다. 구연서는 테이블을 내리치며 일어섰다. "내연녀 때문에 와이프한테 이런 짓을 해?" 여진아는 깜짝 놀란 척하며 배지훈의 품으로 더 세게 안겼다. 나는 그렇게 조용히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 '정말 사랑하나 보네.' 배지훈의 수많은 내연녀 중에서 여진아는 아마 제일 사랑받는 내연녀였을 것이다. 나는 갑자기 아까 여진아가 사랑받지 않는 사람이 내연녀라고 했던 말이 떠올라 웃음을 터뜨렸다. 구연서는 긴장해 하며 날 쳐다보았다. "하연아, 너 괜찮아? 나 놀라게 하지 마." 나는 얼른 손을 저었고 우스워서 흘린 눈물을 닦았다. "괜찮아, 4천만 원, 좋아." 나는 바로 번호를 알려주었다. "이체해." 배지훈은 놀랐는지 날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의 눈에는 의아함이 있었고 속상함도 있은 것 같았는데 결국 모두 분노로 변했다. "팍" 그는 바로 테이블을 내리치며 일어섰고 넘어질 뻔한 여진아도 상관하지 않았다. "강하연, 돈이 그렇게 좋아?" "네 안 중에는 돈 말고 아무것도 없어?" 나는 그렇게 그를 바라보았고 경찰이 와서 말리는 걸 보았고, 여진아가 불쌍한 척하는 걸 보았고, 구연서가 날 위해 싸우는 걸 보았다. 지금 나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았다. 예전 같았으면 내 안중에는 너밖에 없다고 했을 텐데, 지금은 아니었다. 나는 휴대폰을 가까이 밀었다. "더 말하면 4천만 원으로 해결 안 될 거야." "이체해." 배지훈은 분노하며 이체했고 나는 돈이 입금된 알람 소리를 듣고 긴 숨을 내쉬고 일어섰다. "경찰관님, 이 일은 그냥 됐어요, 저 신고 안 할게요." "연서야, 가자." 돈도 들어왔겠다, 나는 두 사람이 꽁냥거리는 걸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여진아는 분이 안 풀리는지 나를 잡았다. "강하연, 당신이 날 안 좋아하는 걸 알아. 하지만 이 감정에서 당신이 졌다는 걸 알아둬." "와이프로서, 지훈이한테 돈 달라고 하는 것 말고, 당신이 한 게 뭐가 있는데?" "내연녀도 잡고 신고도 했잖아." 나는 그녀가 왜 그리 당당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