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1장 반전

나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 '언제든지 죽을 수 있다는 나야 이판사판을 두려워하지 않지만, 쟤는 왜?' 배지훈은 전에 그녀를 아주 좋아했고 두 사람 사이가 좋았었기에 그녀가 배 사모님이 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분명 그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날 아웃시킬 수 있었는데 그녀는 제일 미움을 사는, 제일 출구가 없는 길을 선택했다. 그녀는 경찰서를 나오자마자 바로 나한테 무릎 꿇었고 나는 놀라서 연신 뒷걸음쳤다. "하연 언니, 언니가 날 미워하는 거 알아, 하지만 내 아이 죽이지 말았어야지." "대표님이랑 난 진심으로 사랑했단 말이야, 왜 우리 아이 죽이려는 건데?" "언니가 질척거리는 건 그렇다고 쳐, 왜 아이한테까지 그러는 건데? 언니가 아이 못 낳는다고 나도 못 낳게 하는 거야?" 그녀는 점점 더 속상하게 울었고 진지한 척 연기까지 했다. 나는 싸늘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난 네 아이 죽이지 않았어." 기자는 미친 듯이 우리 둘을 찍어댔고 내가 가려고 했는데 여진아가 내 바지를 잡아당겼다. "못 가, 넌 못 가, 이 살인자야!" "그 손 놔!" 배지훈이 변호사를 데리고 다급하게 다가와서는 내 바지를 잡고 있는 여진아의 손을 확 잡아당겼다. 그가 뭐라고 말하려고 했지만 난 그를 막았다. "사람들 많아, 일단 돌아가자." 배지훈은 그제야 주위에 모두 카메라가 가득했고 방송국 카메라들도 있는 걸 보았다. 그는 나를 끌고 성큼성큼 경찰서를 떠나 바로 차에 타고는 앞에 기자가 있든 말든 바로 시동을 켰다. 기자들은 감히 달려들지 못했다. 특히나 낯빛이 어두운 배지훈을 보며 모두 그가 기분이 안 좋은 걸 알 수 있었기에 모두 물러났다. "네 오피스텔이 안전하지 않아, 일단 집으로 가자." "대평층은 안전하니까 며칠 휴가 내고, 밖에 나가지 마." 그는 이번에 나랑 상의하지 않고 바로 나를 집에 두고는 나가버렸다. 나는 이 일이 아주 힘든 거라는 걸 알고 있었고 어쩌면 회사에도 영향이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 여진아가 배씨 가문에서 나왔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