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장 모두 좋아질 거야

어르신이 무조건 배지훈을 남길 걸 알았고 어쩌면 때릴 수도 있다는 걸 알았다. 휴대폰을 보니 영상은 이미 모두 사라졌고 배성 그룹 법무팀에서도 이미 신고했다고, 경찰 측에서 AI 기술을 쓴 거라고, 내가 아니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누군가 나한테 약을 탔고 성수지가 구했다는 말은 없었다. 성수지가 나한테 전화 와서 대신 해명해 주겠다고 했지만 내가 거절했다. 배씨 가문에서 이미 여진아가 했다는 걸 알고 있었고 그녀를 지키기 위해 이렇게 한 거였다. 나는 방에 들어가 서랍을 열어 이혼 협의서를 꺼냈다. 내가 수십 장을 프린트한 이혼 협의서에서 두 장을 꺼내 사인하고 지장을 찍고는 거실 소파 위에 놓았다. 배지훈이 돌아와서 사인하기를 기다렸지만 그는 돌아오지 않았다. 이튿날 아침, 나는 이사하려고 어플에서 작은 봉고차를 예약했다. 사실 내 물건이 많지 않았고 개인적인 물건도 별로 없었다. 보석과 액세서리는 하나도 안 챙겼고 그냥 옷이랑 신발, 그리고 생필품을 챙겼다. 그리고 구석에 있는 빨간색 견인 줄을 챙겼다. 몽이가 해외에서 잘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하자 나는 눈시울이 붉어졌고 견인 줄을 쓰레기통에 버렸다. '몽이가 날 떠올릴 필요 없이 아주머니랑 행복하게 잘 살면 돼." '배지훈도 집에 나를 많이 감싸던 강아지가 있었다는 걸 기억할 필요 없어, 심지어는 내가 살았다는 걸 기억할 필요도 없어.' 그러고는 구연서한테 전화했다. "연서야, 오피스텔 청소했어?" 여진아가 딸을 내 오피스텔로 납치했고 경찰이 한 번 다녀간 후로 난 간 적 없었고 계속 구연서가 청소해 줬었다. "청소부한테 청소하라고 했어, 도어락도 바꿨어, 전에 그게 망가졌더라고." "하연아, 너 지금 어디야? 이사 하려고?" "응." 나는 솔직하게 말했고 그녀와 대충 얘기를 나눴는데 그녀는 바로 휴가 신청하고 오겠다고 했고 난 거절하지 않았다. 마음의 준비를 다 끝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떠나려고 하니 가슴이 먹먹해졌다. 구연서가 도착했을 때, 봉고차도 도착했었다. 기사는 아주 열정적인 청년이었고 적극적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