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5장

주민호는 자기가 하기 싫은 일이면 절대 하지 않는 성격이었다. 다들 서로만의 꿍꿍이를 품고 식사를 했다. 하지만 주민호한테 여자 친구가 생겼다는 걸, 밥 먹는 사이에 수도의 명문가들 사이에 빠르게 퍼져나갔다. 안현시에서 임시로 한동안 일하고 있던 박사라는 저녁에 이와 관련된 수많은 전화를 받아 응대해야 했다. 식사 후. 허지은이 주민호와 같이 룸을 나왔다. 현하린이 먼저 나왔는데 비상구에서 통화를 하고 있었다. 현 사모님이 그녀한테, 수도의 모든 명문가들이 주민호한테 여자 친구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질투 나서였을까, 허지은이 계단 난간에 서 있자, 그녀는 왼발을 살짝 옆으로 내밀었다. 허지은이 계단을 내려가려는데, 뭔가에 걸려 중심을 잃고 계단에서 굴렀다. 그녀는 너무 놀라서 심지어 소리도 내지 못했다. 하지만 주민호의 팔짱을 끼고 있었기에 그녀와 중심을 잃자 주민호가 제일 먼저 반응했다. "어머, 형수!" 박동현이 미간을 찌푸렸다. 주민호는 아주 큰 발폭으로 계단 세 개를 건너 내려가 허지은의 소매를 잡아 그녀를 잡아당겼다. 허지은은 숨을 크게 들이쉬었고 주민호의 팔을 잡아서야 겨우 중심을 잡았다. 모두 얼른 계단을 내려가 허지은과 주민호를 걱정했다. 주민호만 뒤돌아보았다. 그의 이글거리는 눈빛이 현하린의 걱정하는 척하는 가면을 뚫고 찔려하는 그녀의 가슴을 들여다보았다. 현하린은 얼른 전화를 끊고 걱정하는 척 물었다. "괜찮아요?" 하지만 아무도 그녀의 말에 답하지 않았다. 레스토랑을 나왔고 찬 바람이 쌩쌩 불었다. "허 대표님, 조심해서 걸으세요, 민호 오빠가 걱정하게 하지 말고요." 현하린은 일부러 걱정하면서 당부하는 척했다. 박동현은 그녀를 힐끗 보고는 아무 말하지 않았다. 허지은은 걸음을 멈췄고 사람들의 의아한 눈빛 속에서 뒤로 한 걸음 가서 뒤돌았다. "짝-" 너무 갑작스러웠다. 현하린은 자신이 맞았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허지은이 감히 날 때렸어?! 순간 멍해졌다. 다른 사람들도 멍해졌다. 주민호만 담배에 불을 붙이고 제자리에 서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