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장

허지은은 휴대폰을 진동으로 했다. 부재중 전화가 스무 통이 넘게 있었는데 모두 부성훈한테서 온 거였다. 팀장 수낭들이 떠나고 허지은이 대리를 부르려고 했다. "타요." 허지은이 고개를 돌렸다. "데려다줄게요." "저..." "허지은." 이 목소리는... 허지은은 소리가 들리는 주차장을 보았는데 부성훈이 그의 차 옆에 서 있었고 낯빛이 아주 안 좋았다. 원래 대리를 부르려던 하지은은 휴대폰을 다시 거두었다. 부성훈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왔고 주민호도 똑같이 차 옆에 서서 담배에 불을 붙였다. 커다란 레스토랑 밖에 있는 불이 세 사람을 비췄다. "지은아, 전화하는 거 못 들었어?" 부성훈은 그녀가 주민호와 나오는 걸 보고, 질투가 나서 미칠 것 같았다. 지금의 허지은은 특별히 꾸몄는지 유난히 전보다 더 매력이 넘쳐 보였다. 그뿐만 아니라 일도 더 잘하는 것 같았다. 이건 모두 내 거였어! 허지은도 내 거였어! 부성훈이 허지은의 팔을 잡으려고 하는데, 주민호가 앞을 막아섰다. 주민호는 186cm였고 부성훈은 183cm였기에 얼핏 보기에는 별로 차이가 없어 보였다. "무슨 사이시죠?" 주민호의 말투는 늦가을 밤 날씨보다 더 싸늘했다. 부성훈은 승부욕이 타올랐다. "남자 친구입니다." 그 말을 들은 주민호가 고개를 살짝 돌려 허지은을 보았다. "남자 친구 맞아요?" 부성훈은 바로 그녀를 바라보았고 심지어는 눈빛에 협박도 있는 것 같았다. 자기가 뭔데! 밤바람이 불어왔고 그녀의 목소리는 술에 섞여 쉰 소리가 났다. "아니요." "허지은 너..." 부성훈은 주민호를 지나 허지은을 잡으려고 했는데 주민호가 왼쪽으로 반걸음 옮겼다. 그는 분노에 찬 부성훈의 눈을 보며 가볍게 말했다- "허지은 씨, 타요." 아주 짧았지만 명령하는 말투였다. 하지만 이번 명령에 허지은은 치욕을 느끼지 않았고 전혀 망설임 없이 뒤돌았다. 순간, 부성훈은 심장에 가시가 박힌 듯했다. "허지은, 7년이라는 시간이야, 이렇게 바로 잊는다고?" 그는 절대 주민호와 맞서지 않았다. 여자는 영원히 남자들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