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6장
유진은 주정연 옆에 있는 고남연을 돌아보았다. 그녀가 차갑게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보자, 유진은 몸을 흠칫 떨며 침을 삼켰다.
“고남연, 널 다룰 사람은 반드시 있어. 건방 떨지 마.”
“그래요? 그런데 어쩌죠? 이번 생에 그 쪽한테는 그 기회가 없을 것 같은데.”
고남연이 대수롭지 않은 대답에 유진은 이를 악물었다.
“고남연, 지난번 일은 내가 반드시 증거를 찾아서 너에게 책임을 물을 거야.”
고남연이 웃으며 말했다.
“뭘 또 수고스럽게 증거를 찾아요. 그냥 제가 직접 말해 줄게요. 그쪽 모녀 손 좀 봐달라고 제가 사람 보냈어요. 고소하실 테면 하세요.”
고남연의 말에 유진은 기가 막혀 몸을 부르르 떨었다. 옆에서 잠자코 듣고 있던 주지성의 얼굴도 하얗게 질려버렸다.
그때 주지성은 몇 번이나 배를 맞아서 아래쪽에 출혈까지 있었다.
주지성이 처참하게 맞은 것에는 고남연의 당부가 있었다. 주지성이 전에 어떻게 주정연을 때리게 했으면 원금과 이자를 합쳐 주지성에게 돌려주라고 했었다 것이다.
“고남연, 고씨 가문이 평생 잘 나갈 거라고 생각하지 마. 언제까지 우쭐거릴 수 있는지 어디 한 번 두고 보자고.”
유진이 고남연을 향해 손가락질하며 이를 갈았다.
고남연은 항상 차분하게 행동하는 편이었기에 밖에서 사람들과 충돌하는 일이 거의 없었다.
1년 넘게 일하면서, 각계각층의 사람들도 많이 알게 되었지만 허진주, 주지성과 유진은 특별한 경우였다.
이 비겁한 사람들은 가만히 있는 사람을 건드리고 시비를 걸었다. 겁을 먹을수록 더 파렴치하게 괴롭히는, 전형적으로 강자에게 강하고 약자에게 약한 사람들이었다. 이런 사람을 상대하려면 똑같이 갚아주는 게 상책이었다.
주지성과 유진이 씩씩거리며 떠나는 뒷모습을 보며 고남연의 안색은 점점 어두워졌다.
주정연이 오늘처럼 된 것은 전적으로 유진의 탓이었다. 주정연이 어린 시절부터 그녀를 놓아줄 생각이 없었던 사람에 대해 고남연은 아무런 측은지심도 들지 않았다.
“말을 그렇게 뾰족하게 해서 뒤에서 모함이라도 할지 두렵지 않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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