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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장

허명진이 윤북진의 사무실에서 막 나가자마자 고남연이 막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는 손에 서류 한 부를 들고 있었다. 고남연은 윤북진의 사무실 테이블 앞으로 가서 웃으며 그의 맞은편에 있던 의자를 끌어당겼다. “어젯밤에 사람을 시켜 허명진을 때렸다고 들었어.” “이게 네가 원하던 게 아니야?” 윤북진이 말했다. 그 말에 고남연은 더욱 활짝 웃었다. “어쩜 그렇게 나를 잘 알아? 넌 남편으로서는 다 좋은데 딱 나를 싫어한다니까?” 고남연은 윤북진이 입을 열기도 전에 손에 든 서류를 그에게 건네주고 바로 업무 주제로 돌아왔다. “법무부에서 지금 모든 서류는 네가 직접 서명해야 한다고 했어.” 윤북진은 고남연이 내민 서류를 건네받았다. 하지만 그의 정신은 조금 전 그녀가 한 그 말에 머물러 있었다. 남편으로서는 다 좋지만, 그녀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잠시 후, 담담하게 눈빛을 돌린 그는 고남연이 건네준 서류를 뒤적거리더니 필통에서 사인펜을 꺼내 서류 마지막쯤에 자신의 이름을 서명했다. 고남연은 윤북진이 사인한 문서를 다시 건네받았다. “일에도 이렇게 협조적으로 나온다고? 저녁에 깜짝 놀랄만한 서프라이즈를 준비해 둘게.” “됐어.” 윤북진이 말했다. 고남연에게 그에게 줄 수 있는 건 오직 공포뿐이었다. “에이, 우린 이미 오래된 부부 사이인데 뭐 어때? 사양하지 마.” 고남연은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녀가 막 말을 마치자마자 윤북진의 휴대폰의 울렸다. 그가 일이 바쁜 것을 보고 고남연은 윤북진이 서명한 서류를 가지고 작은 소리로 그에게 인사를 하고는 봄바람이 가득한 얼굴로 먼저 밖으로 나갔다. -- 복도, 고남연이 윤북진의 사무실에서 막 나오자, 여지수가 모퉁이 쪽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고남연을 보고 미소를 지으며 재빠르게 걸어왔다. “고남연.” 고남연이 짧게 대답하자 여지수는 그녀가 들고 있는 서류를 보며 물었다. “윤북진한테 사인받으러 온거구나?” 그러더니 다시 고남연의 팔을 붙잡고 조용히 말했다. “아참. 난 지난번 네 방에서 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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