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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장

밥을 먹고 고남연은 방에 가서 쉬었다. 오후 3시가 넘어 눈을 떴을 때 윤북진은 짙은 색 양복 차림으로 옆 소파에 앉아 있었다. “깼어?” 고남연은 왜 왔느냐고 의아해했다. “무슨 일이야?” 윤북진은 담담히게 말했다. "너희 집에 와서 밥 못 먹어?” 고남연은 침대에 두 손을 짚고 일어나 앉더니 웃으며 말했다. "처음이니 당황스럽네.” 윤북진은 고남연을 보았고 그녀는 분명히 웃으면서 말하고 있는데 그는 왜 그렇게 못마땅해할까! 고남연은 일어나서 이불을 개고 윤북진 이렇게 옆에 앉아서 책을 읽는 걸 보고 물 한 잔 따라주고 책상 앞에 앉아서 바쁘게 일했다. 소파 쪽, 윤북진 고개를 들어 고남연을 한 번 보았는데, 좀 이상하다고 느꼈다. 두 사람은 조진영이 방문을 두드리고 저녁 먹으라고 외칠 때까지 각자 바쁘게 지내다가 계단을 내려갔다. "북진이가 모처럼 다녀왔으니 사양하지 말고 많이 먹어.” 조진영의 열정에, 윤북진은 오히려 부끄러웠다. 고남연과 결혼 후 그는 확실히 고 씨 본가에 몇 번 와 본 적이 없다. 네 식구가 밥을 먹으며 고강현과 윤북진은 사업 이야기를 나누었다. 평소에는 고남연도 같이 있어 줬는데 오늘은 전혀 화제에 참여하지 않고 휴대전화를 보면서 밥을 먹었다. 그러자 조진영은 젓가락으로 그릇을 두드렸다. “남연아, 핸드폰 그만하고.” 고남연이 대답했다. "사건 자료를 보고요.” 조진영이 말했다. "밥 먹을 때 무슨 사건자료야. 밥 먹고 명절에 쉬어.” "그래요." 고남연은 승낙하며 휴대전화를 끄고 수저를 들었다. 조진영은 또 중얼고거렸다. " 일 말고 일밖에 모르네.” 조진영의 잔소리가 끝나자 윤북진은 그녀를 흘겨보았지만 고남연의 눈에는 그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예전에 혼자 그녀의 집에 왔을 때, 그녀는 분명히 기뻐서 그를 희롱하려고 온갖 방법을 다 동원했다. 하지만 오늘은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이때, 조진영도 고남연이 오늘 너무 침묵한 것을 눈치챈 듯 물었다. "남연아, 너 일하다가 문제가 생겼니? 기분이 안 좋으면 회사로 돌아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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