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3장
윤북진은 불쾌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그녀의 턱을 꽉 잡았다.
“얌전히 호텔에 있는 게 그렇게 어려워?”
고남연은 윤북진의 손을 가볍게 치우며 그의 술잔에 술을 따라 주었다.
“화려한 밤이 확실히 유혹적이긴 해. 자꾸 집에 가기 싫게 만들거든.”
윤북진은 그만 할 말을 잃고 말았다. 마치 자주 집에 돌아가지 않는 그를 겨냥해서 한 말인 것만 같았다.
말로 고남연을 이길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은 윤북진은 이어 윤경민을 차갑게 쏘아보았다.
윤경민은 윤북진의 안색을 살피다가 엄숙한 얼굴로 고남연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남연아, 확실히 이곳은 너 같은 양갓집 규수와는 어울리지 않아. 얼른 우리 형이랑 호텔로 돌아가서 쉬어! 우리 형 봐봐. 인성도 좋고 얼굴도 얼마나 기가 막히게 잘생겼어. 얌전하게 대표 사모나 해. 화려한 밤은 꿈도 꾸지 말고.”
지금의 윤경민과 조금 전 고남연에게 전화를 걸어 빨리 오라고 재촉하던 윤경민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었다.
주정연은 윤북진이 오자마자 그의 눈치를 살피는 윤경민을 보며 그의 다리를 홱 걷어찼다.
“잘났다, 잘났어. 창피하니까 그만 좀 해.”
세 사람은 한패였다. 주정연은 윤경민이 겁먹었다면 그녀와 고남연 또한 겁먹은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녀와 고남연은 절대 겁먹어서는 안 되었다.
윤북진에게 술을 따른 뒤 고남연은 고개를 들어 윤경민을 바라보며 물었다.
“내가 언제부터 양갓집 규수였어?”
감히 그녀가 감당해 낼 수 있는 타이틀이 아니었다.
양가라는 단어도 그렇고 규수라는 단어도 그렇고 하나같이 어울리지 않는 단어였다.
주정연은 헛기침을 하더니 무심하게 덧붙였다.
“힙쟁이 아가씨면 몰라도.”
주정연의 코멘트에 고남연은 즐거워했지만 윤북진의 안색은 더욱 어두워졌다.
윤경민은 흐르는 식은땀을 닦을 새도 없이 두 사람을 만류했다.
“연아, 제발 좀 우리 형이랑 가!”
고남연과 주정연은 여자였기에 윤북진이 그들을 어떻게 하진 않을 테지만 그라면 얘기가 달랐다. 그는 조금 전 윤북진의 서늘한 눈빛에서 분명히 살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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