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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하예린의 눈에는 놀라움이 스쳤다. 내가 그녀의 스킨십을 거절할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내가 원해도 얻지 못하던 것이었다. 하예린은 수치심에 화가 나서 작은 방의 문을 세게 닫고, 결국 안방으로 갔다. 그녀가 떠난 후, 나는 바로 잠에 들었다. 머릿속에서 아무 생각도 하지 않게 되니, 잠드는 것도 훨씬 쉬워졌다. 다음 날 아침, 대학 교수님께서 나에게 전화를 주셨다. 어디서 들으셨는지, 내가 해외로 간다는 것을 알고 계셨다. 교수님은 나에게 송별회를 해주겠다고 하셨지만, 나는 서둘러 거절했고, 결국 교수님은 포기하셨고, 대신 반 친구들과 함께 모임을 가지자고 하셨다. 여기까지 말이 나왔으니, 나는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저녁에 갔을 때, 거기에 하예린도 있었다. 생각해 보니 당연했다. 하예린도 교수님의 자랑스러운 제자였으니까. 하예린 옆에는 조민준이 있었다. 예린이 이런 동창 모임에까지 조민준을 데려올 줄은 몰랐다. 하예린이 나를 보고 눈짓으로 이리 오라고 신호를 보냈지만, 나는 못 본 척했다. 그 둘은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이라, 내가 다가가 방해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조민준은 나를 보더니 도전적인 미소를 지었다. 곧 그는 그 표정을 거두고, 나를 보며 미안한 듯 말했다. “미안해요, 여러분 동창 모임에 제가 괜히 끼어들었네요. 제가 너무 심심해서, 예린이가 저를 데려오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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