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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장

나는 화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내 기억으로는 하예린이 이렇게 나에게 보고한 것은 처음인 것 같았다. 예전에 내가 하예린에게 모임에 몇 명이 있냐고 물으면, 그녀는 내가 괜히 트집 잡는다고 생각했다. “내가 하는 일마다 일일이 너에게 보고할 필요 없잖아. 이런 연애, 너는 피곤하지도 않아?” 그 후 나는 하예린을 오랫동안 달래고 나서야 그녀는 마침내 화를 풀었고, 다시는 자기 일에 간섭하지 말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나는 담담하게 하예린에게 답장을 보냈다. [알았어.] 하예린은 거듭 나에게 설명했다. [정말로 민준이가 계속 토하고, 지금 너무 늦기도 하고 해서 내가 하룻밤 묵은 거야. 절대 오해하지 마.] 나는 무덤덤하게 답했다. [알았어.] 그 후로 하예린은 더 이상 메시지를 보내지 않았다. 밤에 나는 화장실에 가서 계속 토했다. 이 모임에서 취한 것은 조민준뿐만 아니라 나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맥주에 익숙한데, 오늘은 소주를 조금 마셨더니 취해버렸다. 밤늦게까지 토하고 나서야 침대로 돌아와 잠을 잤다. 밤새 뒤척여서 다음 날에는 다크서클이 생겼다. 하예린이 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정오였다. 나는 방금 도착한 생선구이 배달 음식을 먹고 있었다. 예전에는 내가 배달 음식을 시키면, 하예린은 반드시 그런 정크 푸드를 좀 덜 먹으라고 나를 나무랐을 텐데, 오늘은 드물게도 그녀가 다가왔다. “맛있어?” 나는 의아하게 그녀를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식탁에 앉아 내 눈을 바라보며 말했다. “술 취한 사람 돌보는 게 얼마나 힘든지 너는 몰라. 민준이가 술 깨자마자, 나 곧장 집으로 달려왔어.” 그녀의 목소리에는 죄책감이 묻어 있었지만, 나는 굳이 그것을 드러내지 않았다. “고생했어.” 나는 담담하게 말했다. 하예린의 얼굴에 어색한 기색이 잠시 스쳤다. 내가 이렇게 순순히 응할 줄은 예상하지 못한 듯했다.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굳어졌다. “내일 내 친구 수아가 남자친구랑 약혼한대. 약혼식에 나를 초대했으니까 같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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