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9장 앞길을 막다

이서아가 멍하니 있다가 괜찮다며 다음에 만나자고 회신했다. 갑작스러운 주말 근무는 있을 수 있는 일이었다. 이서아는 별다른 생각 없이 화장실에서 물을 받아 화분에 물을 주었다. 박하였는데 알싸한 향을 풍겼다. 그녀는 순간 뭔가 생각나서 다시 폰을 들어 직원에게 문자를 보냈다. [월요일에 바로 CY그룹에 가서 입사 프로세스 진행하면 되는 건가요?] 반 시간이 지났지만 직원은 회신이 없었다. 이서아는 박하가 풍기는 알싸한 향을 맡으며 불안한 마음을 다독였다. 점심이 되어도 외출을 하지 않는 이서아를 보며 김하나가 물었다. “너 오늘 CY그룹 인사팀 직원이랑 약속 있는 거 아니었어? 왜 아직도 안 나가?” 이서아가 폰을 보았지만 직원은 아직도 답이 없었다. 그녀의 피드를 보자 음식 사진을 올렸는데 위치를 태그 하지 않았지만 사진 속에서 음식점의 이름을 보아낼 수 있었다. 이서아는 사진 확대했다. 용산의 한 레스토랑이었다. ‘회사로 돌아간다고 하지 않았어?’ 이서아는 무표정한 표정으로 좋아요를 눌렀다. 3분도 채 되지 않은 시간에 그 게시물은 삭제가 되었다. 이서아는 더 생각하지 않았다. 직원이 아직도 답장이 없는 것으로 보아 이서아는 그 뜻을 알아챘다. “다른 생각이 있는 거였어.” 김하나가 또 물었다. “그럼... 월요일 입사는 가능해?” 이서아는 폰을 내려놓고 말했다. “그쪽에 다른 생각이 있잖아. 난 갈 필요 없어.” 김하나가 멍하니 있다가 물었다. “뭐? 왜?” 이서아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신강우가 왜 갑자기 그녀를 거절하고 인사팀 직원이 왜 갑자기 그녀와의 약속을 취소했는지 이서아는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분명 누가 이서아를 채용하지 말라고 중간에서 수를 쓴 것이다. 그렇게 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수호 뿐이었다. 이서아가 계약 기간에 신강인과 “바람” 이 난 것에 대해 보복하기 위해서였든 단순히 그녀가 잘 지내는 게 싫었든 한수호는 이렇게 할 이유가 있었다. 그녀의 업무 능력이 아무리 강하다고 한들 일개 직원일 뿐 스타 그룹과 한수호와 비교하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