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4화 분수
신강우가 휴지를 그녀에게 건넸다.
이서아는 한숨을 내쉬며 휴지를 받고서 “실례합니다.” 라고 인사를 건넨 뒤 영문 모를 눈물을 닦았다.
신강우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보다 나이가 많은 그는 일찍 남녀 사이의 일에 대해 투철하게 알고 있었다.
감정은 사람을 피폐하게 만들 뿐이라고 생각하는 그는 줄곧 이런 일을 멀리했다.
“이서아 씨 데리고 가라고 이미 강인에게 연락했어요.”
이서아는 거절했다.
“아니에요. 이렇게 늦었는데 신 교수님한테 또 결례를 범할 수는 없어요.”
신강우가 그녀를 보며 말했다.
“그래도 오늘 밤을 보낼 곳은 있어야 하잖아요.”
“...”
그의 말이 맞았다.
이곳은 크루즈 위였다. 육지가 아니라. “집”에서 쫓겨났다고 해서 돈을 좀 써서 호텔로 가서 묵을 수 있는 곳이 아니다. 또한 신강우랑 같은 방에서 밤을 보낼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들이 아무리 떳떳하다고 해도 다른 사람들이 보면 절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마치 한수호가 이서아와 신강인이 이미 관계를 했다고 단정을 지은 것처럼 말이다.
한수호가 소윤정을 데려갔으니 오늘 밤 두 사람 사이에 분명 무슨 일이 발생할 것이다. 한수호가 소윤정을 싫어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소윤정은 비록 백인하와 같은 스타일은 아니었지만 한수호가 백인하와 닮은 스타일의 사람과만 관계를 갖는 것도 아니었다.
물론 이서아가 상관할 바는 아니다.
이서아는 사실 누구의 방에 갈 필요도 없이 갑판이나 파티장에서 하룻밤을 보내도 괜찮았지만 그렇게 되면 위험하다는 사실 역시 잘 알고 있었다.
곧 신강인이 도착하여 형에게 인사를 건넸다.
신강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강인아, 서아 씨 데리고 가서 쉬어. 서아 씨, 우리 전에 얘기했던 거 잊지 마요.”
이서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잊을 리가 없었다.
신강인이 이서아를 데리고 떠났다.
방에서 나와 한참을 걷다가 신강인이 겉옷을 벗어 이서아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아직 감기가 낫지도 않았는데. 더 심해지면 어떡해요.”
이서아가 말했다.
“오늘 밤 신 교수님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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