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1장 마지막 기회
노정민은 테이블 아래로 보이는 청첩장을 꺼내 펼치며 말했다.
“봐요. 청첩장에 신랑, 신부 사진도 없고 이름도 없는 게 말이 돼요? 뭔가 익숙한 느낌이 들지 않아요?”
익숙한 건 확실했다. 한수호가 시선을 아래로 축 늘어트렸다.
노정민이 말했다.
“그때 서민 씨가 결혼할 때도 그랬잖아요. 어느 하나 명확한 거 없이 신비롭게 끌고 나가면 신랑이나 신부가 바뀌어도 꼭 틀렸다고 볼 수는 없으니까요.”
만약 신랑은 임정우, 신부는 이서아로 확정되었다면 청첩장을 이렇게 내보낼 리가 없었다. 로피 가문은 완벽한 결혼식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인력과 재력을 투자했는데 청첩장처럼 작은 일을 놓칠 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일부러 그랬다는 것이다. 신랑이 바뀐 건 오랫동안 계획한 일이라는 뜻이다.
노정민이 청첩장을 던져두더니 차를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신강인은 임정우랑 달라요. 두 사람이 결혼하면 진정한 부부가 되는 거라고요.”
“두 사람이면 정말 부부지.”
강소현이 얼른 덧붙였다.
“오빠, 신강인 씨는 달라요. 신강인 씨는 이서아 시의 구세주? 그런 느낌이라고요. 그때 오빠가 이서아 씨가 아무것도 못 하게 손 썼을 때 신강인 씨가 도와줬잖아요. 3년 전에 이서아 씨가 죽지 않고 살아있다는 것도 신강인 씨만 알고 있었고요. 게다가 신강인 씨는 이서아 씨를 구하려다 다리를 다쳤잖아요. 신강인 씨를 위해서 신씨 가문과 신강우를 봐준 것만 봐도 두 사람은 찐이라고요.”
이서아가 친오빠인 임정우와 결혼하는 건 상관없지만 이서아가 좋아하는 사람과 결혼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솔직하게 말하면 이서아와 임정우가 결혼하면 플라토닉 결혼일지 몰라도 신강인과 결혼하면 아이도 낳고 백년해로일지 모른다는 말이었다. 그러면 이서아는 곧 다른 남자의 여인이 되고 만다.
한수호는 냅킨에 손을 올리고 있다는 걸 잊은 채 청첩장만 뚫어져라 쳐다봤다. 요동치는 까만 눈동자에는 복잡한 감정이 들어 있었다.
노정민이 쐐기를 박았다.
“두 사람의 감정은 찐이에요.”
한수호가 덤덤하게 말했다.
“그것뿐이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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