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장 틀을 깨다

한수호의 실력은 코치보다 뛰어났기에 이서아는 바다 위를 날게 되었다. 비록 맞은 편에서 튀는 바닷물 때문에 눈을 뜰 수 없었지만, 아드레날린은 마구 치솟았다. “재밌어?” 한수호는 귀까지 빨개질 정도로 흥분한 이서아의 모습을 보고선 저도 모르게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목을 깨물었다. 이서아는 무의식적으로 목을 움츠렸다. 그러나 지금 너무 흥분해서 심장이 마구 뛰었고 그의 행동에 신경 쓸 겨를이 없는 듯 대답하지 않았다. 정말 재밌는 모양이다. 몸과 영혼이 분리되는 느낌에 푹 빠졌다는 사실을 발견한 이서아는 머릿속에 아무 생각이 떠오르지 않았고 그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짜릿했다. 한수호는 여유롭게 물었다. “더 빨리 갈래?” 이서아는 두 눈이 반짝였다. “더 빠를 수도 있어요?” 한수호는 입꼬리를 올리더니 엑셀을 조인 후 속도를 한 단계 더 높였고 곧바로 제트스키를 타는 다른 사람들을 멀리 따돌렸다. 모든 걸 포용하는 드넓은 바다를 마주하자 이서아는 참지 못하고 소리를 질렀다. “아!” 한수호는 그저 흐뭇하다는 표정으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한 시간 넘게 놀다가 돌아왔고 이서아는 다리에 힘이 빠져 제대로 서 있지도 못했다. 한수호는 그녀의 팔을 잡고 이유 없이 웃으며 귓가에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직 약간의 이명이 남아있던 이서아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똑똑히 듣지 못한 듯 멍하니 그를 바라봤다. 곧이어 한수호는 손을 놓았고 이서아는 갑판 위에 주저앉아 다른 사람들을 신경 쓰지 않은 채 흥분한 자신을 가라앉혔다. 이때 여진수가 다가왔다. “목숨 걸고 노는 거야? 행여나 전복될까 봐 우리가 뒤에서 손에 땀을 쥐고 지켜봤다니까?” 한수호는 대수롭지 않은 듯 답했다. “놀고 싶어 해서 놀아준 거야.” 여진수는 마치 뭔가를 암시하는 듯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이 비서님, 수호 진짜 오랜만에 제트스키 타는 거예요. 덕분에 드디어 틀에서 벗어나게 됐네요.” 이서아는 한참이 지나서야 반응했다. ‘틀에서 벗어났다고? 그게 무슨 말이지?’ 이서아는 제트스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