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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장 동의

소인혁은 나가자마자 밑에 있는 게스트들에게 변변치 않은 영어를 늘어놓기 시작했다. “여러분, 중대 발표가 있습니다. 다들 귀 여시고 잘 들으세요! 저와 이...” 이서아는 어디서 난 힘인지 소인혁에게 끌려 나가자마자 힘껏 그를 밀쳐냈다. 소인혁은 그 힘에 못 이겨 복도에 나동그라졌다. 아래서 구경하던 게스트들은 모두 까치발을 한 채 무슨 일인지 기웃거렸다. 이서아가 뒤로 몇 걸음 물러서며 방에서 나가지 않았기에 그녀를 본 게스트는 없었다. 이서아는 잠깐 기분을 추스르더니 빠르고 침착하게 말했다. “인혁 씨, 농담은 적당히 해요.” “나 인혁 씨랑 아직 친한 사이도 아닌데 결혼은 더더욱 아니죠. 나는 인혁 씨랑 결혼할 생각 없어요. 인혁 씨한테 관심도 없고요. 이렇게 말했는데도 못 알아듣겠다면 지금 바로 나가서 사람들 앞에서 다시 한번 얘기할게요.” 이서아의 태도는 확실히 소씨 가문의 체면을 짓밟는 일이었다. 소인혁은 바닥에서 일어나며 이서아의 손을 잡으려 했다. “서아 씨...” 이서아가 빠르게 뒷걸음질 쳤다. 하지만 몇 걸음 가지 못해 뒤에 있던 사람과 어깨를 부딪쳤고 이에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한수호는 이서아를 에돌아가더니 소인혁 앞을 막아섰다. “이렇게까지 해야겠어요? 얼마나 더 쪽팔려야 그만두실 거예요?” 한웅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 “너는 서아가 별로라면서? 그럼 서아가 누구랑 결혼하든 너랑은 아무 상관 없잖아.” 소인혁이 중얼거렸다. “그러게요! 수호형, 형은 백인하 씨와 결혼한다면서? 그러면 이서아 씨는 나한테 양보해! 한 사람씩 나눠 가지면 누이 좋고 매부 좋고 다 좋잖아!” 한 사람씩 나눠 가진다니. 이서아가 마른침을 삼키며 난감한 표정으로 물었다. “인혁 씨는 도대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 거예요? 시장에서 김장 배추 사는 거예요?” “아니, 그게...” 소인혁이 따지려는데 한수호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한마디만 더 하면 네가 여자한테 까였다는 거 모든 사람들이 알게 될 거야!” 소인혁은 씩씩거리며 한수호 뒤에 서 있는 이서아를 힐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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