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장 결혼
게스트가 걸음을 멈추더니 이서아가 누군지 알아보고는 말했다.
“이 비서님? 모르고 계셨어요? 아까 한 회장님과 한 대표님 싸울 뻔했어요. 그것도 다 있는 데서요.”
이서아가 깜짝 놀랐다. 그럴 리가 있나. 한수호가 얼마나 냉정한 사람인데 다른 사람의 파티에서 아버지와 대놓고 싸우다니, 있을 수 없는 일 같았다.
“진짜에요?”
다른 게스트가 얼른 보충했다.
“아니에요. 믿지 마요. 너무 오버했어요. 정확히 말하면 표정이 어두워진 거지 싸운 건 아니에요.”
“저기, 한 회장님이 바로 저 자리에 있었거든요? 한 대표님이 데려온 여비서랑 대화를 조금 나누는가 싶더니 한 대표님이 오셨어요. 오자마자 그 비서를 뒤로 감추더니 뭐라고 한마디 했는데 한 회장님의 표정이 바로 어두워지셨거든요.”
“다행히 소진섭 회장님이 제때 도착해서 위로 가서 얘기하는 게 좋겠다고 했어요. 그 뒤로는 어떻게 됐는지 모르겠네요.”
이서아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게스트가 이서아를 살짝 떠봤다.
“이 비서님, 한 대표님과 제일 가깝게 지내시니 저희한테 좀 알려주시면 안 돼요? 그 여 비서 사실 한 대표님 여자 친구죠? 근데 한 회장님은 별로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서 한 대표님과 얼굴을 붉힌 거 아니에요?”
아마도 그런 것 같았다.
아니면 한수호 같은 성격에 한웅과 얼굴을 붉힐 이유가 뭐가 있을까? 저번에 한수호 본가로 가서 식사할 때만 봐도 한웅은 백인하를 별로 탐탁치 않아 하는 것 같았다.
이서아가 그저 입꼬리를 당겼다.
게스트가 덧붙였다.
“이 비서님, 얼른 위로 올라가 보세요. 한 회장님 이번에 정말 화나신 것 같던데.”
이서아가 망설였다.
사실 이서아는 한수호와 더는 엮이고 싶지 않았지만 한수호의 부모님은 그녀를 참 아껴주셨다. 작년 추석에 서주시에서 휴가를 보내며 특별히 서주 명물 꽃게를 보내줬다. 그리고 명절 때면 한웅은 어김없이 문화상품권을 보냈다. 부모님도 이서아를 이렇게 챙겨주지는 않았는데 말이다.
게다가 한웅은 고혈압까지 앓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마음에 걸린 이서아가 결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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