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장 취향

이서아는 내색하지 않고 몸을 살짝 틀어 그의 시선을 피했다. 마침 데리러 나온 소인혁을 만났고 그녀는 얼른 안으로 들어갔다. 뒤가 훤하게 드러난 드레스는 이서아의 날개뼈와 허리 라인을 남김없이 보여줬다. 그녀가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보이는 라인은 그렇게 조용히 사람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백인하도 한수호의 눈빛을 눈치채지 못한 건 아니었다. 하여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숙여 자기를 내려다보았다. 마르긴 했지만 몸매라고 할 게 없었다. 좋게 말하면 그냥 아직 학생티를 벗지 못한 것이다. 한수호가 보내준 드레스도 한 고급 브랜드의 소녀풍 드레스였다. 실크 소재에 오픈 숄더였고 다이아몬드와 꽃이 달려 있어 예쁘긴 했다. 그녀도 꽤 마음에 들어 했지만 이서아와 비기니 뭔가 밋밋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한수호의 눈빛에 남자가 여자에 대한 원초적인 소유욕이 보이자 백인하는 자기도 모르게 입술을 꽉 깨물며 이렇게 말했다. “서아 언니 저번에는 인혁 씨와 그냥 일반 친구라고 하더니 인혁 씨와 커플룩 아니에요?” “그런가 보지.” 한수호의 말투는 꽤 덤덤한 편이었다. 백인하가 낮은 목소리로 덧붙였다. “서아 언니 너무 예쁘다.” 한수호가 그런 백인하를 힐끔 쳐다보더니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단번에 알아챘다. “너무 뻔하잖아. 여자는 청순한 게 좋지.” 백인하가 입꼬리를 올리며 단순한 척 미소를 지었다. 그녀도 알고 있었다. 한수호가 원하는 게 바로 이 청순함이라는 걸 말이다. 한수호는 뻔하다고 했지만 다른 사람 눈엔 매혹적이기 그지없었다. 이서아가 파티장에 나타나자 사람들의 시선이 전부 그녀에게로 쏠렸다. 소인혁은 남자들이 부러움과 질투가 섞인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자 우쭐거리며 이서아에게 돌직구를 날렸다. “서아 씨, 서아 씨는 내가 보아온 여자 중에 제일 아름다운 여자예요.” 이서아가 웃으며 말했다. “인혁 씨, 과찬입니다.” “진짜예요. 봐봐요. 서아 씨가 파티장에 들어오니까 사람들 눈빛이 서아 씨에게서 떠나지 않잖아요.” 소인혁은 이서아가 자신감이 부족한 게 한수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