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0장 경쟁

이서아는 재빨리 상황을 수습하려 했다. “대표님도 식사하러 오셨어요? 이 집 버섯 수프 괜찮던데 이따가 드셔보세요. 그리고 그날 했던 얘기 아직 생각 중이에요. 결정 내리면 다시 연락 드릴게요.” 김일명은 이서아의 체면을 세워주었다. 그는 소인혁을 힐끗거렸다가 그녀에게 말했다. “그래요. 버섯 수프 먹어볼게요. 그리고 답변 기다릴게요.” 그러고는 여자 동료와 함께 다른 테이블로 갔다. 이서아의 시선이 소인혁에게 향하자 소인혁이 다급하게 말했다. “아니, 서아 씨, 저 사람 고려하지 말고 날 고려해요. 난 진심이란 말이에요.” 이서아가 말했다. “뭐가 진심이란 거죠?” “진심으로 서아 씨를 내 비서로 채용하고 싶단 말이죠. 난 아무것도 모르는데 어떻게 우리 아버지 회사를 잘 관리할 수 있겠어요. 난 누구보다 서아 씨가 필요하다고요.” 소인혁이 진심 어린 말투로 말했다. “걱정하지 말아요. 내가 있는 거라곤 돈밖에 없고 절대 서아 씨 하는 일에 뭐라 하지 않아요. 우리 회사에 오면 서아 씨는 만인의 존경을 받는 사람이 될 겁니다.” 이서아는 조금 전 그의 말에 화가 살짝 났지만 지금 보니 그냥 그런 성격인 사람인 것 같았다. 오히려 재밌기도 하여 잘 생각해보겠다고 대답했다. 잘 생각해보겠다는 소리에 소인혁은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기어코 이서아와 사진을 찍겠다고 했다. 다 찍은 후에는 카카오 스토리에 올리면서 사랑과 사업 모두 이루었다는 멘트까지 남겼다. 오늘에서야 소인혁의 연락처를 저장한 이서아는 당연히 그의 카카오톡이 없었고 남의 오해를 살 만한 내용까지 올렸을 줄은 더욱더 몰랐다. 안승원은 휴대폰을 보다가 눈살을 찌푸리면서 한수호에게 건넸다. 게시글을 본 한수호는 여전히 무표정이었다. 식사를 마친 후 소인혁은 이서아를 집까지 데려다주겠다고 했다. 이서아가 거절했는데도 아랑곳하지 않고 신나게 주차장으로 달려갔다. 이서아는 하는 수 없이 레스토랑 문 앞에서 소인혁을 기다렸다. 그런데 10분 넘게 기다려도 소인혁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전화하려던 그때 경찰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