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2장 차단

이서아는 무심코 뒤돌아보았다. 하지만 어둠 속에서 멀어지는 차의 뒷모습만 보였다. 신강인은 그녀의 발을 보며 물었다. “발목 안 삐었어요?” 이서아는 쓰레기를 버리러 내려오다가, 걱정돼서 달려 온 신강인과 마주쳤다. 이서아가 인사하러 가다가 작은 구멍을 밟았는데, 다행히 신강인이 그녀를 제때 붙잡아 주었던 것이었다. “괜찮아요, 하이힐 신은 것도 아니고요.” “친구도 괜찮아요?” “회사에서 퇴직 권고를 받았어요. 경찰과 변호사도 뾰족한 해결책을 못 찾았고... 그래서 그냥 포기한다고 하네요.”신강인의 안경 체인이 불빛에 반짝였다. “조사 안 한대요?” 이서아는 고개를 저으며, 누가 한 일인지 알면서도 조사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신강인은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물었다. “그냥 넘어갈 거예요?” 이서아의 차갑게 식은 눈빛은 현명하고 아름다워 보였다.”아니요. 기억해 둘 거예요.” 이서아는 언젠가 다 되갚아 줄 날이 올 것이라 믿었다. ... 한수호는 다시 시즌으로 돌아왔다. 여진수와 노정민은 여전히 그곳에 있었고, 그에게 어디 갔다 왔냐고 물었다. 한수호는 대답하지 않고 조용히 술 한 잔을 마셨다. 술이 목을 타고 넘어가자, 가슴 속에 잠자던 불씨가 화르르 타오르는 것 같았다. 이때, 휴대폰에 낯선 번호로부터 문자가 도착했다. 한수호는 아무 생각 없이 문자를 열었다. 두 장의 사진이 있었다. 사진의 화질은 보통이었고, 몇 년 전에 찍힌 것 같았다. 하지만 사진 속 사람은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 백인하와 한 젊은 남자가 키스하는 장면이었다. 한수호는 실눈을 뜨며 문자를 보낸 번호를 노정민에게 전송했다. “정민아, 이 번호의 출처를 좀 알아봐 줘.” 노정민은 별다른 질문 없이 대답했다. “알았어.” 마침 백인하가 카카오톡을 보내왔다. 집에 도착했냐고 묻는 메시지였다. 뜻밖에도 한수호는 즉시 그녀를 차단했다. ... 김하나는 입으로는 괜찮다고 했지만, 그 감정을 떨쳐내지 못하고 다음 날 임영진의 회사로 찾아갔다. 그러나 그녀의 사진이 회사 내부에서 퍼진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