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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장 배신자

“알아요. 자게 놔둬요.” 신강인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 “아침 먹었어요?” 김하나가 눈을 깜빡이면서 말했다. “출근하면서 대충 사 먹으려고요.” “죽 끓이려고 재료 좀 사 왔는데 급하지 않으면 먹고 가요.” 김하나는 신강인이 죽을 핑계로 이서아를 만나러 왔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렸다. ‘요즘 요리할 줄 아는 남자가 있다고?’ 게다가 출신이 보통이 아닌 남자가 요리할 줄 안다는 사실에 김하나는 의아하면서 다급히 말했다. “편하게 계세요. 주방은 저쪽에 있어요. 주방에 있는 물건을 마음대로 쓰셔도 돼요. 전 지금 당장 출근해야 해서 아침은 사양할게요. 서아랑 드세요.” 신강인이 웃으면서 고맙다고 인사하고는 사 온 물건을 들고 주방으로 들어갔다. 김하나는 핸드폰을 꺼내 소매를 걷어붙이고 수조에서 전복 손질하는 신강인의 모습을 사진 찍어 이서아의 카톡에 보냈다. 김하나가 준비를 끝내고 출근하려 할 때 신강인도 죽 끓일 식재료를 냄비에 넣고 있었다. 30분이 지나 신강인은 죽을 냄비채로 식탁에 올려놓고 냉장고 옆에 붙여둔 포스트잇에 글을 쓰더니 냄비에 붙여놨다. 이서아의 방에 가보니 어제 신강인이 이서아를 안아 침대에 눕히고 문을 닫아준 그대로였다. 문을 잠그지 않았기에 신강인은 문을 빼꼼히 열고 방안을 들여다보았다. 얼굴을 문 쪽으로 향하고 자고 있는 이서아의 모습이 보였다. 푹신한 베개에 머리가 파묻혀 얼굴이 반밖에 보이지 않았다. 신강인은 문을 닫고 조용히 오피스텔에서 떠났다. 이서아에게 죽 끓여주러 온 것이 확실하다. 신강인이 차를 타자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 [기분 어때 보여?] 이름이 없지만 신강인은 누군지 알 수 있었다. 바로 답장하지 않고 손가락으로 핸들을 톡톡 두드리더니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부탁받은 일을 충실히 수행해야 하는 것이 도리이나 신강인은 그러면 안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어젯밤 그 입맞춤을 생각하니 자신이 배신자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괜찮아 보였어.] 한마디만 답장해서 보냈다. 그쪽에서 다시 문자가 왔다. [인터넷에 오른 뉴스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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