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7장 당신 나이 많아

”이 비서?” 여진수가 눈썹을 치켜올리면서 물었다. 이서아를 보자 맨 처음으로 떠오른 생각이 한수호가 이서아 취직을 방해해 이서아가 변호사를 찾아 한수호를 고소하려는 줄 알고 피식 웃었다. “무슨 큰일이라고 여기까지 왔어요? 부부는 아침에 싸우고 밤에 화해하고 그러는 거예요. 수호한테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어요. 그러면 수호가 봐줄 거예요” 한수호에 관해 이서아는 아무것도 듣고 싶지 않아 권소혜에게 인사하고 곧장 자리를 떴다. 권소혜도 여진수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그대로 돌아섰다. 그러자 여진수는 권소혜의 손을 불쑥 잡더니 싸늘하게 웃으며 말했다. “남편이 왔는데 개무시 하는 거야?” 남편이란 호칭에 권소혜가 흠칫 하더니 말했다. “일이 아직 남았어. 의뢰인이 기다리고 있어.” 여진수가 잡고 있던 권소혜의 손을 놓으며 장난스레 말했다. “그래요. 권변, 일 끝나면 우리 얘기해요.” 미팅이 끝나 권소혜가 의뢰인을 배웅하려고 문밖에 나오니 여진수가 테이블에 기댄 채 한창 카운터 여직원에게 농담을 던지고 있었다. 여진수가 뭐라고 했는지 여직원이 귀까지 빨개져 있었다. 그때 권소혜가 낮은 소리로 불렀다. “여진수 씨 들어와요.” 여진수가 힐끗 권소혜를 쳐다보더니 말했다. “갈게요. 작은 고모.” 그러고는 권소혜의 꽁무니를 따라 사무실로 들어갔다. 그 말에 카운터에 서있던 두 여 직원이 놀라면서 소곤거렸다. “저 남자 권변 조카야?” 하지만 두 여직원은 소위 조카라는 남자가 사무실 문이 닫히자마자 작은 고모에게 강압적으로 키스를 퍼붓고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여진수는 항상 이런 식이었고 그런 여진수가 부담스러운 권소혜가 여진수를 밀치면서 말했다. “화장 지워져.” 여진수가 권소혜에게 밀착해 오면서 말했다. “안 지워졌어. 립스틱 안 발라도 되겠어.” 연애 고수인 여진수의 스킨십 스킬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여진수가 손가락을 두어 번 움직이니 권소혜는 온몸이 나른해지면서 정신이 혼미해지기 시작했다. 그때 권소혜는 갑자기 오늘의 여진수가 있기까지 얼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