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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장 내가 한가한 줄 알아

이서아는 뼈마디가 부서질 정도로 손가락을 꽉 움켜쥐자 손톱이 살을 파고들면서 손바닥이 아팠다. 이서아가 차분하게 이진철을 향해 말했다. “아빠, 일단 칼부터 내려놔요. 내려놓고 얘기해요.” 이진철은 수많은 경찰을 보자 얼굴이 파랗게 질리면서 말했다. “나... 나도 내가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 서아야, 아빠 의도적으로 이런 거 아니야, 왜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어.” “칼은 어디서 났어요?” 이서아가 숨을 삼키며 물었다. “우리가... 우리가 복도에서 한참 기다려도 의사가 안 오는 거야. 엄마한테 사과 깎아주려고 하는데 간호사가 와서 수술 못 한다고 우리보고 돌아가라고 했어. 심장이 없다고 그러면서, 나는 그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되니 갑자기 열 받아서...” 이서아가 목소리를 가다듬으면서 천천히 말했다. “일단 칼부터 내려놔요. 나머지는 내가 처리할게요.” 이진철이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마치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어쩔 바를 몰라 하더니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잡고 있던 간호사를 앞으로 밀쳐버렸다. 간호사가 재빨리 도망가자 경찰이 우르르 몰려가 이진철을 바닥에 깔고 진압했다. 그 장면을 보기 싫어 이서아가 눈을 감으며 고개를 돌렸다. 경찰이 이진철에게 수갑을 채워 연행하려 하자 이서아가 쫓아 나갔다. 그러자 한 경찰이 앞을 막으며 말했다. “가족이에요?” 이서아가 입술을 깨물면서 말했다. “네. 맞아요.” “그럼 같이 가요.” 이서아는 다른 경찰차를 타고 함께 경찰서로 갔다. 경찰서에 도착하자 이진철은 보이지 않고 이 사건을 전담한 담당 경찰이 이서아에게 물었다. 이서아가 흥분하지 않고 정신을 집중하여 공손한 태도로 경찰이 묻는 물음에 일일이 대답했다. 그리고 나중에 말했다. “저의 아빠는 나쁜 사람이 아니에요. 의도적으로 소동을 피운 것도 아니고요. 엄마가 걱정되셔서 흥분하신 거고 많이 배우지 못해 의사 선생님 말씀을 이해하지 못해서 오해가 생긴 거예요. 다친 간호사는 제가 책임지고 배상하고 병원 측에도 배상할게요.” 경찰이 고개를 끄덕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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