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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2장 네가 배신한 거야

한수호가 선 채로 바닥에 앉아 있는 이서아를 향해 손을 내밀면서 말했다. “일어나.” 이서아가 한수호의 손을 잡지 않고 자기 힘으로 테이블 모서리를 잡고 일어서려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러자 한수호가 아예 이서아의 손목을 잡아당겨 강제로 일으켜 세웠다. 일어서자마자 이서아가 한수호를 밀치면서 갈린 목소리로 말했다. “한수호 씨, 당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야비해요.” 그제야 한수호는 이서아의 뜻을 알아차렸다. 이서아가 자기가 이 일을 지시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한수호가 낮은 소리로 말했다. “상상력이 너무 풍부해도 안 좋아.” “다리 부러진 노루가 한곳에 모인다고 내가 눈이 멀어서 당신을 똑똑히 못 알아봤어요.” 그렇다면 이제 눈이 멀쩡해진 건가? “당신이 이래도 야비하지 않아요? 큰 회사에는 나를 채용 못 하게 해놓고 작은 회사는 나를 장난감 취급하고, 당신 백인하와 재결합했으면서 왜 날 붙들고 안 놔주는 거예요? 당신이 내 숨통을 조여오지 않았더라면 내가 오늘 이 자리에 나왔을까요?” 한수호가 이서아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다가 차갑게 말했다. “네 배신이 먼저야.” 이서아가 호통치며 물었다. “내가 뭘 배신했어요?” “뭘 배신했냐고?” 한수호가 가소롭다는 듯 피식 웃으면서 이서아 가까이로 다가갔다. 188미터 큰 키에 워낙 기세가 강한 사람이라 가까이 다가오니 상당한 압박감을 느꼈다. “3년 전 누가 나한테 구해달라고 사정했고 받아달라고 사정했어? 그리고 또 누가 자원적으로 나의 여자가 되겠다고 했어? 한평생 날 배신하지 않겠다고 누가 말했어? 내가 유일한 가족이라고 영원히 날 안 떠나겠다고 누가 그랬어? 그게 누구냐고?” “말하지 마.”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이서아가 백지장처럼 하얀 얼굴로 두 주먹을 움켜쥐었다. ‘그래. 맞아. 내가 한 말 맞아.’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이서아가 지금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비 오는 그날 밤, 한수호가 폭주족으로부터 이서아를 구해 자신의 차에 태웠다. 히터가 켜져 있어 차 내 따뜻한 공기에서는 우드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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