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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장

임세린은 내 맞은편에 앉았다. 우리 둘은 아무런 교류도 하지 않고 아주 조용하게 밥을 먹었다. 다만 평소와 다른 게, 임세린이 음식을 삼킬 때 이마를 찌푸리는 걸 발견했다. 그렇게 맛이 없나? 난 임세린이 이마를 찌푸리는 이유를 몰랐다. 도우미의 요리 실력이 나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맛은 있다고 생각했다. 이미 많은 사람의 요리 실력을 뛰어넘었다. 예를 들면 박겸. 비록 박겸이 한 음식도 맛있지만, 내가 보기엔 박겸은 주로 혼자 해 먹는 거고, 도우미는 최대한 주인집 입맛을 맞춰줘야 했다. 밥 한 끼를 20분 먹었다. 그리고 두 사람 모두 아무 말 없이 원래 자리로 돌아갔다. 내가 공부하는 집중 하고 있을 때, 임세린이 문을 두드리고 들어왔다. “오후에 나랑 같이 나가자.” 그녀의 별다른 감정이 목소리가 내 귀에 전해졌다. 나가자고? 난 의혹이 담긴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그러자 그녀는 나를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내일 클로린드가 공항에 도착할 거야. 많은 유명한 디자이너가 거기 있을 텐데, 몇 명 초빙하고 싶어서. 혹은 디자인 회사랑 계약을 해도 되고.” “나는 왜 데려가는 거야?” 난 내 의혹을 물었다. 설마 정말 날 옆에 데리고 다니려고? 내가 유강우 질투하지 않게? 정말 어이가 없네. 내가 질투하지 않게 하려고 날 옆에 다니는 건 어떤 논리인 거야? 내가 이거 때문에 질투하겠어? 내가 속상한 건 내 애인이 날 배신하고 우리의 혼인을 배신했다는 거야. 이런 사소한 일 때문이 아니라. 난 약간 지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게 오후 네 외출이랑 무슨 연관이 있는데?” 난 거절하고 싶었다. 사실 어느 정도 짐작이 갔다. 임세린은 아마 미리 날 적응시키려고 그럴 것이다. 물론 이건 내 추측에 불과하다. 그녀의 생각을 완전히 꿰뚫어 보는 건 불가능했다. “그렇게 많이 알 필요 없어. 나랑 같이 가기만 하면 돼.” 임세린은 걸어와서 내 어깨를 잡으려고 했다. 하지만 내가 몸을 돌리고 피했다. “가기 싫어.” 임세린은 처음엔 당황하더니, 내 대답에 화가 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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