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장
난 일부로 모른 척했다.
“추재은도 여기 있는데, 난 왜 오면 안 되는데?”
임세린은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대답했다.
그에 나는 침묵했다.
“깼으면 좀 마셔. 그래도 직접 끓인 건데.”
임세린은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앞에 놓인 보온병을 열었다. 그리고 삼계탕 한 그릇을 담아주었다.
몸부림을 치면서 겨우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벽에 몸을 기대고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임세린이 밥할 줄 모르는 걸 잘 알고 있다. 그녀가 직접 끓였다고 말할 때부터, 이 삼계탕을 마셔야 할지, 말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런 눈빛으로 날 쳐다보지 마, 추재은이 끓인 거야.”
임세린은 마치 내 생각을 잃기라도 한 것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날 흘겨보며 비웃음을 지었다.
추재은이 끓인 거라고?
난 잠시 당황했다. 그리고 순간 마시고 싶지 않았다.
“연기 그만하고 마셔! 의사한테 물어봤어. 수술 끝나고 좀 마셔도 영향 없대.”
임세린은 덤덤하게 날 흘겨보았다.
난 여전히 움직이기지 않았다.
그러자 임세린이 직접 그릇을 들고 내 옆에 앉았다. 그리고 숟가락으로 국물을 떠서 몇 번 불더니, 내 입가에 가져다 댔다.
그녀의 부드러운 태도에 못 이겨, 자기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그렇게 난 삼계탕 한 그릇을 다 마셨다.
도대체 무슨 맛인지는 모르겠지만, 임세린이 계속 날 먹여줬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다.
아마 추재은이 이 말을 들으면 서러워하겠지. 하지만 이게 바로 현실이었다.
사랑하지 않은 사람이 아무리 노력해 봤자, 사랑하는 사람의 눈길만도 못하는 법이니까.
확실히 일리 있는 말이었다. 어차피 난 추재은이 속상해하길 바라고 있다.
슬픈 감정이 한계까지 다다르면 혼자서 포기하겠지.
임세린은 또 한 그릇을 떠주었다. 그녀의 태도는 여전히 부드러웠다.
의사 선생님의 말에 따르면 난 반드시 병원에서 한동안 상태를 지켜봐야 했다.
하지만 난 내가 별일 없다고 느껴졌다. 그래서 박겸에게 문자를 보낸 후, 임세린과 퇴원했다. 추재은 쪽은 내가 신경 쓰면 안 된다.
나랑 임세린이 집에 도착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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