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장
혼인신고를 하고 나니 마치 보이지 않는 힘이 은연중에 자신과 최현우를 계속 만나게 하고 심지어는 둘만의 시간을 만들어주는 것 같았다.
임영진이 이번에 고정태에게 소개해 준 고객은 교외의 한 마을에 살고 있었다. 시내에서는 먼 거리에 있는 마을이라 사제 두 사람은 한시간가량을 운전해서야 마을에 도착할 수 있었고 고정태는 임영진에게 받은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정확한 주소를 알게 된 두 사람은 다시 몇분간 운전해서 길가의 한 단독주택 앞에 멈춰 섰다.
고객은 아버지와 아들이었고 두 사람은 벌써 길가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고정태를 본 부자는 웃으며 앞으로 걸어와 인사를 건넸다.
“고 사부님.”
그러자 고정태가 고개를 끄덕였다.
인하시에서 고정태는 어느 정도 명성이 있어 다른 사람 앞에서는 아무래도 그 품위를 지켜야 했다.
어차피 그의 진짜 사정을 아는 건 제자 한 명 뿐이다.
고객은 자신의 이름이 진기준이고 아들은 진영재라고 소개했다. 고정태는 문 앞에 서서 진 씨 주택을 훑어봤다. 진 씨 주택은 3층으로 된 단독주택으로 깔끔하게 인테리어가 되어 있었고 문이 열려 있어 보이는 거실에는 결혼사진이 걸려 있었다.
진 씨 부자의 인도하에 사제 두 사람은 진 씨 주택에 들어섰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고정태는 집안의 서늘한 기운을 느꼈다. 밖은 분명 햇빛이 쨍쨍한데 방안은 열기가 하나도 없었고 진 씨 가족들은 선풍기도 한 대 안 켜고 있었다.
“집안이 정말 서늘하네요.”
고정태가 입을 열었다.
그러자 진기준이 대답했다.
“전에는 정말 더웠는데 반년 전인가부터 이렇게 서늘해졌어요. 정말 기분 나쁜 서늘함이죠.”
고아라는 풍수를 볼 줄 몰랐지만 진 씨 주택의 이 서늘함은 진정한 시원함이 아니라 음기가 너무 강해서 느껴지는 서늘함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오기 전에 고정태가 이번 의뢰인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지 않아 확신할 수 없었던 고아라는 고정태를 따라 집안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집안을 한 바퀴 둘러본 고정태는 거실로 나와 앉았다.
진 씨 가족들은 얼른 차를 다리고 다과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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