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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장

고아라는 두 사람의 대화 소리에 본능적으로 현관문을 쳐다보다가 최현우가 신유진이 함께 들어오자 헐레벌떡 일어나 핸드폰을 바지 주머니에 집어넣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자리를 뜨려고 했다. 최현우는 고아라를 보고는 걸음을 멈추고 시선을 마주했다. 신유진은 굳어지는 최현우의 얼굴을 보고 어두워진 그의 시선에 그가 고아라에게 화를 낼까 봐 최현우에게 선수 쳤다. “현우야, 내가 고아라 씨한테 여기서 기다리라고 했어. 부탁할 게 있어서.” 그녀의 말이 끝나자, 두 부부는 모두 신유진을 쳐다보았다. 신유진이 고아라를 향해 윙크하며 고아라에게 장단을 맞춰 줄 것을 암시했다. 그렇지 않으면 화가 난 최현우가 고아라를 해고할 수도 있을 거로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고아라는 말을 잇지 못했다. 최현우는 이내 신유진의 시선을 깨닫고 고아라에게 가라는 말 없이 오히려 나지막이 말했다. “아라 씨, 유진이한테 커피 한 잔 내주세요.” 고아라가 그의 까만 눈동자와 시선을 맞췄다. “커피 내릴 줄 모르세요?” 재차 들려오는 최현우의 목소리에 정신을 차린 고아라가 얼른 답했다. “아니요. 알아요.” 최현우는 가볍게 대꾸하고 고아라의 옆을 지나쳤다. 신유진은 일부러 몇 발짝 뒤로 물러나 고아라에게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도망치지 못하면 시키는 대로 해요. 걱정하지 마세요. 현우가 아라 씨한테 뭐라 하면 제가 도와줄게요.” “감사합니다.” 고아라는 신유진이 좋았다. 의사답게 자애로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치과 의사라고 해도 의사잖아.’ 고아라는 몸을 돌려 신유진을 위해 커피를 내렸다. 아침 일찍 일어난 최현우를 생각하니 그도 커피를 마실 것 같아 고아라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커피 두 잔을 가져다주었다. 신유진은 최현우에게도 커피를 가져다주는 고아라를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았다. 신유진의 시선을 깨달은 고아라는 이해할 수 없었다. ‘설마 최현우가 커피를 안 마시나? 아니면 설탕 넣은 커피를 안 마시나?’ “아가씨, 대표님. 천천히 드세요.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고아라가 예의 바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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