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2장
고정태가 임영진의 물음에 답했다.
“아직은 무슨 원인인지 단언하기 어렵네요. 조카 부부는 어디에 사는지, 저희를 데려가 주실 수 있을까요?”
임영애에게서 들었다시피 아들 부부는 그녀의 남편 생전에는 효도를 잘했지만, 남편이 죽고 나서 임영애에게 소홀해졌다고 했다.
고정태는 인위적인 문제라고 했던 고아라의 추측을 믿고 있었다. 임영애가 아들 부부에게 원한 살 만한 일을 한 것이 틀림없었다.
비록 고부 사이는 천적이라 시어머니에게 효도하지 않는 며느리는 많았지만 아들은 임영애의 친자식이었다. 하지만 그런 아들마저 임영애에게 도리를 다하지 않고 있으니 임영애에게서 원인을 찾아야 했다.
처음부터 적대적인 고부 사이는 없었다. 생활 중에서 마찰이 생기고 갈등이 생기면서 풀리지 않아 고부간의 충돌이 이어지고 적대적인 관계로 변할 뿐이었다.
임영애가 말했다.
“며느리 문제예요. 저한테 굉장히 불손하게 구는데 저를 보기만 해도 눈을 흘겨요. 시어머니보다 낯선 사람들에게 더 잘해주니 말 다 했지 뭐예요. 제 아들은 순해서 쓸모없어요. 며느리 손에 잡혀 살죠.”
고아라가 몸을 일으켜 바람 쐬러 집을 나섰다.
방 안 냄새를 견디기 힘든 것도 한몫했고 이웃에게도 임영애와 며느리 사이의 갈등은 어떻게 생긴 건지 물어보고 싶었다.
집 밖을 나가는 고아라를 보며 소이현도 함께 따라나섰다.
소이현은 원래 방 밖에 서 있어서 그렇게 냄새가 나지는 않았다.
“아라 씨, 견디기 힘들죠? 형님이 게을러서 집안이 어지러워도 치울 생각을 안 하세요. 청소도 제대로 안 하죠. 몸이 아프다고 하는데 게을러서 그래요. 이렇게 더러운 곳에서 살고 있는데 아프지 않은 게 이상하죠. 전에 아주버님께서 계셨을 때, 집안일은 전부 아주버님이 하셨어요. 집안도 깨끗했는데 지금처럼 악취가 풍기지도 않았죠.”
소이현은 임영애에 대한 불만이 많았지만 남편의 체면을 생각해 털어놓기가 어려웠다. 고아라를 따라 나온 소이현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고아라에게 털어놓았다.
“임영애 씨와 며느님은 처음부터 사이가 좋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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