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4장
이혼은 어차피 동의하지 않을 걸 잘 알고 있었기에 더 이상 얘기해 봤자 입만 아프니 고아라도 다시는 언급하지 않았다.
최현우는 그녀의 말에 답하는 대신 조용히 그녀를 바라봤다.
솔직히 외모만 봤을 때 고아라는 그와 매우 잘 어울렸다.
문제는 출신인데...
이현은 모든 조사 결과를 최현우에게 말했다.
조개 마을의 우진산에서 자란 고아라는 고정태가 주워 온 버려진 아기였다. 친부모가 누구인지도 모르고 가족이라곤 고정태 한 명뿐이었다.
아직 일자리를 찾지 못한 고아라는 집에서 소설 쓰며 돈벌이했고 한 달에 겨우 6, 70만 원을 벌었다. 계산해보면 최현우의 시급보다도 낮은 금액이다.
물론 이제는 최현우와 결혼했으니 돈 문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최현우도 그녀의 수입이 대수롭지 않았다.
고아라의 유일한 가족인 고승태는 점술가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인하시에서 명성이 자자한 편인데 그렇다고 아주 뛰어난 실력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다. 점 볼 줄 알고 풍수에 대해서도 알았지만 전문적이지 못했고 아주 기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는 정도였다.
고정태를 찾아오는 사람 중에는 안 좋은 기운에 시달리는 경우가 꽤 많았는데 전부 고정태의 손을 거쳐 삶을 되찾았고 수수료는 고객이 지불한 금액에 달려있었다.
돈 많은 사람이 수백만 원을 건네주든, 가난한 사람이 몇천 원을 건네주든 고정태는 똑같이 기뻐했다.
그래서 그는 업계 사람 사이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 편이다.
보다시피 최현우와 고아라 두 사람의 현실 사이에는 엄청난 괴리가 있었기에 고아라에게 이혼을 제안했던 것이다.
고아라가 돈에 욕심 없는 걸 보면 고정태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게 틀림없다.
세상 사람들의 인정을 받은 고수가 길러낸 제자라면 인품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고아라를 얕볼 생각은 아니었지만, 그녀의 처지를 알게 된 부모님의 반응이 너무 뻔했기에 망설이게 된 건 사실이다.
‘아니, 내가 지금 이런 걱정을 할때가 아니잖아.’
지금 이 순간 최현우가 가장 원하는 건 할머니의 잔소리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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