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장
“나 바빠요. 다른 일 없으면 더 이상 귀찮게 하지 마요.”
최현우는 그렇게 말하고 나서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명백하게 고아라와 이혼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지 않다는 태도였다.
‘이혼 얘기를 꺼내더라도 내가 해야지 어디 감히 네가 이혼을 제안해?’
최현우는 자신이 버림받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했다.
끊어진 통화에 고아라는 약간 어리둥절했다.
“결혼은 그렇게 쉬웠는데 이혼은 왜 이렇게 어려운 거야? 최현우는 나를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왜 이혼을 원하지 않는 거지?”
고아라는 그들이 서로 감정도 없고 조건도 맞지 않으니 당연히 그녀가 이혼을 제안하면 그가 기뻐할 거라고 생각했다.
‘아, 맞다. 이혼하면 다시 할머니에게 결혼 재촉을 받는다고 했지.’
고아라는 다시 최현우에게 이렇게 메시지를 보냈다.
[최현우 씨. 우린 당신 가족이 모르게 몰래 이혼 절차를 밟을 수 있어요. 그러면 할머니는 우리가 아직 부부라고 생각하실 테니 더 이상 당신에게 선 자리를 강요하지 않으실 거예요.]
혼인 신고서에 있는 주민등록번호로 보면 그녀보다 다섯 살이 많은 최현우는 올해 서른 살이었다. 서른 살 남자가 가족 어른들로부터 결혼 재촉을 받는 것은 아주 정상적인 일이었다.
사실 그녀가 성인이 된 이후 고정태도 은근히 좋은 남자를 만나면 한 번 결혼을 고려해보라고 그녀에게 여러 번 말했었다.
그는 항상 그녀에게 여자의 청춘은 짧다고 말하며 젊고 아름다울 때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하라고 했다.
최현우는 고아라의 메시지를 읽었지만 그녀에게 답장을 하지 않았다.
그는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다시 안동우의 맞은편에 앉아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계속해서 업무에 대해 이야기했다.
비서인 차수현이 두 명의 임원에게 회의 시간이 되었다고 알리러 들어올 때까지 말이다.
두 사람은 대화를 중단하고 일어나 회의실로 향했다.
회의 중에는 모든 고위 관리자가 회의가 방해받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휴대폰을 무음으로 설정해야 했다.
최현우 역시 휴대폰을 무음으로 설정하고 테이블 위에 올려두었다. 그래서 전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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