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장

그 말에 차재욱은 눈살을 찌푸리며 믿기 힘들다는 눈빛으로 소익현을 바라보았다. “뭐라고? 딸을 낳는 처방전?” 그러자 소익현은 처방전에 적힌 의사 이름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 사람은 복순당의 늙은 한의사인데, 한약으로 아이의 성별을 자유롭게 조종할 수 있다고 이름이 났어. 과학적이지는 않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 처방이 효과가 있다고 검증했고. 한약의 복용 상황으로는 이미 임신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시기에 이르렀는데, 설마 콩이가 정말 네 딸인 건 아니겠지?” 걷잡을 수 없이 요동치는 감정에 차재욱은 몸을 비틀거렸다. 4년 전에 강서현이 그에게 딸을 낳아주기 위해 몰래 3개월 동안 한약을 마셨다니? ‘약을 먹기도 힘들어하던 그녀에게 이건 어떤 의미일까? 그런데 왜 이렇게까지 한 거지?’ 아이를 낳는 것이 그녀에게 있어서는 목숨을 잃는 것과 같다는 것을 알면서도, 약을 먹는 것을 그렇게 싫어하면서… 왜… 차재욱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럴 리 없어. 유전자 검사도 해봤고, 나랑 강서현은 피임을 확실하게 했거든.” 그는 이런 가능성을 생각해 본 적이 없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가 감히 인정하지 못할 뿐이었다. 강서현이 3개월 동안 한약을 마시면서까지 딸을 임신하려고 노력했었는데, 그런 그녀를 다른 때문에 버린 것이라면… 강서현에게 이 상처가 얼마나 클지 그는 가히 상상할 수 없었다. 잠시 후, 차재욱은 두 손을 덜덜 떨며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들었다. 하지만 손이 떨려와 여러 번 시도했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오죽하면 소익현이 그의 라이터를 빼앗아 불을 붙였을까. 그는 차재욱의 어깨를 툭툭 치며 말했다. “이 일은 결코 사소한 일이 아니니까 한번 잘 알아보도록 해.” 차재욱은 강한 니코틴으로 마음을 진정시키려 담배를 연거푸 피웠다. 하지만 다 소용없었다. 그의 심장은 마치 누군가가 쥐어짜는 것처럼 아파왔다. 이런 갑작스러운 고통은 그를 심연으로 빠뜨렸다. ‘강서현은 왜 딸을 낳으려고 했을까? 내가 여자 아이를 좋아해서? 고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