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3장
깜짝 놀란 강서현이 눈을 커다랗게 뜨곤 차재욱의 가슴팍을 내리쳤다.
그제야 천천히 놔준 남자가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서현의 눈을 보며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
“그러게 누가 약속 어기래, 이건 벌이야.”
호통을 치려던 강서현은 자고 있는 콩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를 사리 물었다.
“차재욱, 욕심 부리지 마. 그만 기어오르라고.”
눈가마저 빨개진 강서현을 보더니 차재욱이 씨익 웃으며 속삭였다.
“욕심은 부렸다 쳐, 근데 아직은 기어오르지도 않았는데.”
갈수록 선 넘는 발언에 강서현이 분에 겨워 그의 목덜미를 깨물었다.
분명 아플 텐데도 차재욱은 인상 한번 쓰지 않은 채 외려 그 통증을 느끼고 있는 듯했다.
그 모습을 보노라니 4년 전 그들이 함께 했던 장면이 겹쳐보였다.
그때의 강서현은 지금과 다를 게 없었다.
차재욱에게 한바탕 당하고 나면 복수 삼아 늘 그의 목을 깨물곤 했었다.
그가 서현의 머리를 붙잡고 낮게 깔린 음성으로 말했다.
“자기야, 화 안 풀리면 다른 데 물어도 돼.”
저도 모르게 야릇한 장면이 떠올라 서현은 잽싸게 입을 떼고 그를 노려봤다.
더 장난을 쳤다간 화를 낼 걸 알았던 차재욱이 강서현을 꽉 껴안고 애원했다.
“알았어 알았어. 아무 짓도 안 하고 안고만 잘게. 김 박사가 그러는데 내가 도와야만 증상이 완치될 수 있대.
그동안 국제 대회에서 수상한 프로젝트도 많은데 내가 제일 만들고 싶은 건 타임머신이야. 예전으로, 우리가 만나기 전으로 돌아가면 내가 처음부터 사랑해 줄 수 있잖아. 그런 상처들까지 안겨주지도 않을 거고.”
한 치의 거짓도 없는 차재욱의 진심이었다.
그가 교통사고 이전으로 돌아가길 얼마나 바랬던가, 진이나가 은인이라 사칭하기 전으로 말이다.
그게 가능하다면 강서현과 함께 자라 대학교에 가는 것도 지켜봤을 거다.
졸업 뒤엔 그의 비서로 있을 필요도 없이 제 꿈을 향해 나아갔겠지.
서현이 정상에 다다른 순간, 프로포즈를 했으면 분명 그들의 결혼생활은 행복으로만 가득 찼을 거다.
애석하게도 실현 가능성이 없는 일이다.
그들은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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