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4장
그런 마음마저도 가슴 깊이 묻어둬야 했다, 그의 속임수로 인해 둘은 더 이상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어서다.
이준의 눈가에 또 한번 고통이 어리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팔짱을 끼고 있던 남예슬이 그 모습을 보고 이준의 팔을 톡톡 건드렸다.
“우리 저기 가서 인사하자, 이준 씨 가까이에서 얼굴이라도 봐.”
이준이 그녀를 척 내려다봤다.
“허튼 궁리는 하지도 마.”
“그럴 리가, 둘이 얘기라도 나누라고 그래. 걱정 돼서 밤마다 이름 부르지 말라고.”
둘은 정략 결혼이긴 하나 집안사람들에게 약점 잡히지 않으려 한 방에서 지낸다.
다만 그저 한 침대를 쓰는 룸메이트나 다름없고 신체 접촉마저 극히 드물었다.
그제야 이준이 남예슬을 데리고 강서현 근처로 다가갔다.
“서현아.”
강서현은 고개를 돌리자마자 뒤에 서있던 이준과 남예슬을 보게 됐다.
움찔 놀라던 여자가 차재욱의 팔을 힘껏 붙잡았다.
그날 일이 있고 난 뒤, 다시 이준을 만나니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의 진심을 알지 못했을 땐 그 어떤 경계심 같은 것도 없었으나 지금은 다르다.
이준에겐 와이프가, 그녀에겐 차재욱이 있으니 자칫했다간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를지도 모른다.
차재욱은 어쩔 바를 모르는 강서현을 보곤 귓가에 나직히 속삭였다.
“전 약혼자 보더니 벙어리가 됐네? 내가 자리 비켜줄까, 둘이 회포라도 풀게?”
강서현이 너스레를 떠는 차재욱에게 눈을 부라렸다.
“네가 비열한 놈이라고 남들까지 그렇게 보진 말아줄래?”
차재욱이 싱긋 웃으며 강서현의 귀에 입을 맞췄다.
“장난이야, 난 저기 가서 일 얘기 좀 할 테니까 넌 알아서 놀아. 얘기하는 건 상관없는데 딴 놈이랑 놀아나기만 해.”
강서현이 눈썹을 치켜들었다.
“원하면 내가 만족해 주지.”
남자의 뜨거운 숨결이 강서현의 귀를 간지럽혔다.
“넌 나랑만 놀아나야지.”
강서현의 뺨이 화르륵 달아올랐다.
여자가 차재욱의 팔을 꽈악 꼬집었다.
“또 헛소리 하면 다음엔 같이 안 와줘.”
“그래 그래, 얘기 나눠.”
그러면서 차재욱은 강서현의 턱을 다정하게 어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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