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7장
그 말에 남자의 유하던 눈가가 일순 차갑게 식어갔다.
“무슨 수술?”
“신장 이식이요. 그 정도 수술이면 최소 반년은 지나야 수혈이 가능하답니다.”
그러니까, 그해 수혈해 준 사람이 진이나가 아니다?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남자의 목소리가 날카로워졌다.
“자세히 알아봐. 그게 아닌 거라면 내가 가만 안 둬!”
수혈해 준 사람이 진이나가 아닐 시에, 강서현을 어떻게 마주할진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가짜 은인의 생사를 위해 강서현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지 않은가.
우울증이 심각해진데다 딸은 자폐증을 가지고 태어났다.
이것만큼 그의 속을 후벼파는 건 없다.
고개를 트니 서현은 휴대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른 아침의 포근한 햇살이 차창을 통해 그녀의 얼굴에 깃들어 있었다, 군더더기 하나 없는 완벽한 이목구비를 한층 더 돋보이게 만들었다.
강서현은 참 웃길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그 미소는 모든 아픔을 치유해 주는, 무거운 부담감을 해소해 주는 존재였다.
다만 재회한 지금엔 두 번 다시 그 찬란한 미소를 볼 수가 없다.
4년이란 시간이 대체 서현을 얼마나 갉아먹었길래 전혀 딴 사람이 되어버린 걸까.
애잔함이 재욱의 눈가에까지 배어 나왔다. 서현이 그랬듯 그 역시 목숨 바쳐 사랑해야만 그때의 구멍 난 가슴을 채워줄 수 있겠지.
얼마 지나지 않아 차는 유치원에 다다랐다.
원장과 선생님들 모두가 문 앞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선생님, 사모님, 저희를 믿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젠 두 분 모시고 유치원 이곳저곳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사모님’ 세 글자에 몸이 굳어버린 강서현이다.
4년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던 호칭이었다. 차재욱이 사업에서 성과를 이룩해 둘의 사이를 세상에 알리기만을 기다렸다.
결국 그 날은 와주질 않았다.
손가락을 말아 쥐며 막 입을 열기도 전에, 차재욱이 그녀의 어깨를 감쌌다.
“저희 집사람이 아이 음식 문제를 걱정하더군요, 먼저 식당부터 가보고 싶은데.”
원장이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네, 그럼 식당부터 갔다가 다시 교실로 가보시죠. 여깁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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