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6장
막 엘리베이터에서 나온 김 비서가 그걸 보게 됐다.
까칠함의 대명사였던 상사가 전처 집 앞에 무릎을 꿇고 있다, 그것도 앞가슴을 훤히 드러내고.
대체 뭘 하려는 거지?
생각대로 안 되니 강제로 밀고 나가려는 건가?
황급히 달려간 김민우가 믿기지 않는 표정으로 차재욱을 바라봤다.
“대표님 안됩니다. 이럴수록 아가씨는 더 싫어하실 거예요.”
남자의 눈매가 가늘게 좁혀졌다.
“나 그 정도로 미련한 놈은 아니야, 오래 꿇고 있었더니 상처가 벌어졌나 봐.”
그제야 시선을 돌리니 며칠 전 다쳤던 상처에서 피가 배어 나오는 게 보였다.
덩달아 꿇어앉은 김 비서의 언성도 한껏 높아졌다.
“대표님, 또 출혈 생기셨어요? 얼른 일어나십시오, 이대로 있다간 제대로 아물지도 못할 겁니다.”
그의 목소리가 문틈 사이로 콩이의 귀에 들어갔다.
소파에 앉아 만화책을 보고 있긴 하지만 귀는 내내 현관에 쫑긋 기울인 상태다.
그 말에 폴짝 내려온 콩이가 쫄래쫄래 문 앞으로 다가갔다.
아빠의 배에 감긴 붕대에서 흘러나온 피를 봤을 땐, 겁을 먹은 아이가 와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콩이가 주방 쪽을 향해 외쳤다.
“엄마, 아빠 또 죽어.”
딸의 울음 소리를 들은 강서현이 주방에서 뛰쳐나왔다.
여자는 셔츠를 다 풀어헤치고 무릎을 꿇고 있는 차재욱을 보더니 미간을 확 좁혔다.
“차재욱, 애 놀래키려고 작정했어? 너 입원한 뒤로 겁 먹어서 며칠이나 제대로 못 잤는지 알아?”
차재욱이 가슴 아픈 듯 아이의 볼을 어루만지며 쉰 소리로 말했다.
“울지 마 우리 딸, 아빠 괜찮아. 상처 좀 벌어졌을 뿐이야, 이따가 엄마가 다시 붕대 감아주면 돼.”
콩이가 그렁그렁한 눈으로 강서현을 올려다보며 애원했다.
“엄마, 아빠 도와줘.”
거절하려 하니 이번엔 김 비서의 음성이 들려왔다.
“아가씨, 대표님은 지난번 이씨 집안 일로 나섰을 때 이준 씨 고모가 보낸 사람에게 배를 찔리셨습니다. 고열이 시달리셨던 것도 상처 부위 염증으로 인한 거였고요, 이준 씨를 도왔다는 걸 앞세워 동정을 받아낸다 여길까 봐 아가씨께 말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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