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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장

문득 4년 전 차재욱이 했던 말이 겹쳐들렸다. 다 마무리 되면 꼭 미룬 결혼식을 열어주겠다던, 온 세상 사람들에게 강서현이 사모님이라는 걸 알려주겠다던 그 말. 그리고 4년이 지난 지금, 약속을 했던 남자는 결혼식을 딴 여자에게 선물했다. 그래놓고 제 앞에 서서 빚진 걸 다 갚아주겠단다. 참 웃기는 말이었다. 강서현의 진심을 능멸하고 등에 칼을 꽂은 것도 모자라 꿈마저 산산조각 낸 사람이다. 정녕 그깟 돈 몇 푼과 사과 몇 마디면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온다 여기는 걸까? 조롱 섞인 표정의 강서현에게서 좋은 소리가 나올 리 없었다. “그런 건 필요 없어, 내가 바라는 건 애들 아빠 엄마로서 평화롭게 지내는 거야. 너도 네 결혼 생활이란 게 있고 나도 내 삶이란 게 있는데 방해하진 않길 바랄게. 애들 데리고 가는 건 되는데 다치게 하진 마, 그랬다간 만날 기회마저도 사라질 거니까.” 이건 분명 둘 사이에 선을 긋는 말이다. 이제 둘은 아이의 부모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라는 것. 그 말을 듣는 차재욱의 눈가에 암담함이 들어선다. 목소리도 그새 한껏 잠겼다. “나 믿어줘, 이번엔 절대 실망 안 시킬게.” 그의 말뜻을 곱씹는 대신, 서현은 안으로 들어가 아이들의 짐을 정리했다. 한창 숙제를 하고 있던 차현승이 그 모습에 의아해하며 물었다. “엄마, 우리 진짜 아빠 결혼식에 보내게?” 강서현이 아들에게 가방을 건네줬다. “너희 아빠잖아, 아빠 결혼식인데 가는 게 맞지. 지난번에 엄마 약혼식에도 왔으면서.” “그럼 엄마랑 준이 삼촌은 결혼해?” 조심스레 묻는 아이의 속마음이 뭔지 강서현은 잘 안다. 그녀가 아들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엄마가 결혼을 하든 안 하든 세상에서 너희들 제일 사랑한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어. 누가 와도 절대 현승이랑 콩이 멀리하지 않을 거야, 알겠지?” “근데 엄마랑 삼촌한테도 아이 생길 거잖아, 아빠랑 이나 이모도 그럴 텐데 그럼 나랑 콩이는 버려지는 거야?” 일순 코끝이 찡해나는 강서현이다. 깨진 결혼 생활이 아이들의 삶에 불안감을 더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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