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4장
차현승은 손수 조립한 으리으리한 저택 피규어를 건네며 자신만만해했다.
“엄마, 크면 내가 꼭 이런 저택 지어줄게. 거기서 엄마랑 동생 편히 살게 해줄 거야.”
포근한 말에 강서현은 눈가가 뜨거워난다.
4년 전 차재욱 곁을 떠날 때엔 오늘 같은 행복한 순간이 올지 미처 몰랐다.
수많은 걸림돌에 걸려 넘어졌어도 지금 서현의 곁엔 귀여운 아이들이 있지 않나.
이것만으로도 충분해.
촛불에 불을 붙인 이준이 다정한 눈빛을 보내왔다.
“서현아, 소원 빌어.”
손깍지를 낀 강서현이 두 눈을 지그시 감고 속으로 되뇌었다.
이젠 하늘이 그녀를 예뻐해 줬으면, 이렇게 행복에 겨워 살게 해줬으면.
엄마가 눈을 뜨니 콩이가 흥분에 겨워 박수를 짝짝 쳤다.
“엄마, 촛불 불어.”
촛불을 부는 것과 동시에 방 안에도 칠흑같은 어둠이 깃들었다.
이준이 막 자리에서 일어나 조명을 켜려 할 때, 어둡던 사위가 순식간에 환해진다.
무지갯빛 폭죽들이 밤하늘을 눈부시게 수놓았다.
흩어진 불꽃들은 수백 개의 별이 되어 수면 위로 떨어졌다.
이내 호수 너머 고층 빌딩에서도 알록달록한 조명이 반짝였다.
콩이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환호를 질렀다.
“엄마, 예뻐.”
덩달아 몸을 일으킨 강서현도 창가로 걸어와 야경을 눈에 담았다.
바로 그때, 불꽃 쇼가 멈추며 화려한 문구가 새겨졌다.
[공주야, 생일 축하해!]
일순 강서현의 심장이 쿵 떨어졌다.
차재욱과 함께 할 때, 그가 늘 부르던 애칭이었다.
“공주야, 이건 마음에 들어?”
그렇게 부를 때면 그 눈빛은 또 얼마나 그윽하던지.
사랑에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할 것처럼 하더니 그것마저 다 꾸며낸 허상이었던 거다.
서현의 입꼬리가 점차 아래로 휘어졌다.
뼛속까지 갉아먹은 차재욱을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다.
아이들을 위한답시고 타협하지도 못하겠다.
차현승은 드물게도 흥분에 겨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
“엄마, 엄마랑 같은 날 생일인 사람도 있나 봐.”
복잡한 생각을 접고 서현이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세상엔 같은 날 태어난 사람들이 많아, 어쩌면 이것도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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