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42장
절망의 골짜기에서 허덕이면서도 아까워 팔지 못했던 걸 대체 왜.
손이 하얘질 듯 옥패를 움켜잡은 차재욱의 눈가에서 절망과 고통이 배어 나왔다.
이때, 도재필이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차 대표도 기억하는군요, 진작 잊은 줄 알았는데.
검증을 해보니 품질은 물론 공예까지, 어마어마한 가치를 띄고 있었습니다.
강 비서가 차 대표 투자금을 위해 이렇듯 귀한 물건까지 꺼내든 걸 보면 평범한 사이는 아니었나 보네요, 혹여 실망시키진 않으셨겠죠?”
차재욱의 손끝이 파르르 떨려왔다.
이제야 임지연이 했던 말이 이해가 간다.
강서현이 얼마를 헌신했는지 평생 가도 모를거라더니.
제게 투자금 천억을 끌어와준 건 알아도 그 중 반을 어머니의 유품으로 맞바꾼 건지는 꿈에도 몰랐다.
그의 프로젝트를 위해 가문의 자랑으로 여겨지던 오른손을 다치고야 말았다.
딸이 있으면 운이 트일 거라는 말에 그렇게도 싫어하던 한약을 무려 3개월이나 마신 서현이다.
이 정도로도 그를 아프게 하기엔 충분하다 여겼다.
오늘 보니 그것도 모자라 그를 위해 어머니의 유품을 서슴없이 맡겼단다.
뒤틀린 듯 욱신거리는 가슴을 움켜쥐고 차재욱이 실금 간 눈으로 도재필을 바라봤다.
“이 일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야겠습니다.”
도재필이 그의 어깨를 다독였다.
“한때 비서였던 이를 기억하는 걸 보니 그리 매몰찬 분은 아니신가 봅니다.
강 비서가 찾아왔을 때, 난 막 교통사고로 부인을 잃었어요. 아들은 엄마를 잃은 아픔에 자폐 증세까지 보이고 있었죠.
그걸 알게 된 강서현 씨가 아이를 보살피겠다 자진해 나섰습니다.
매일마다 온갖 방법으로 대화를 건네며 어떻게든 그 고통에서 꺼내주려 했어요.
그 덕에 아들의 상태 역시 눈에 띄게 나아졌고요.
나 역시도 그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았지만 부인의 죽음으로 인해 회사일은 뒷전에 두고 있을 때였습니다.
강 비서의 진심이 통했던 거예요, 그래서 투자하기로 마음먹었죠.
차 대표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때라 5백억만 투자하겠다 하니 강 비서가 옥패를 맡기며 5백억 더 보태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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