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장
여씨 별장.
서욱에게 연락을 한 여민석은 반 시간 내로 밥을 만들러 오는 사람이 있을 줄 알았다. 아무리 좋지 않은 상황이라도 배달이라도 올 줄 알았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한 시간이 지나도록 여씨 별장 밖은 캄캄하기만 했다.
긴 시간 동안의 공복으로 여민석의 위는 이미 아파지기 시작했다. 그는 소파 위에서 몸을 움츠린 채 서욱에게 연락을 다시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연결이 되지 않아 삐 소리 후 소리샘...””
여민석은 눈썹을 찌푸렸다. 그의 눈빛은 점점 차가워졌다. 지금 서욱은 뭘 하고 있는 거야?
여민석은 화가 나서 벌떡 앉았다. 금방 일어나서 떠나려고 했지만 위는 갑작스럽게 경련을 일으켰고 그는 저도 모르게 몸을 움츠렸다. 잘생긴 얼굴도 고통으로 찌푸려졌다.
여민석은 두 걸음을 걷지도 못하고 아픔을 견디지 못해 바닥으로 쓰러졌다.
그는 깨끗한 타일 위에 누워 텅 빈 눈으로 높은 천장을 바라보았다.
여민석이 아픔을 이기지 못해 쓰러질 것 같았던 순간, 문밖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보온 도시락을 들고 있는 유소정이 문 앞에 나타났다.
신발을 갈아신으려던 유소정은 멍하니 바닥에 누워있는 여민석을 바라보았다.
얼굴을 하얗게 질린 채 몸을 움츠리고 바닥에 누워있었다.
여민석의 그 모습은 마치 그날 강도가 별장에 들어와 별수 없이 2층에서 뛰어내려 인상을 찌푸리면서 바닥에 누워있던 유소정의 모습과도 같았다.
“유...소정?” 여민석은 아픔에 눈앞도 흐려졌다. 애써 앞 사람의 모습을 보려고 했지만, 초점이 맞춰지지 않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유소정은 침착한 표정으로 그의 옆으로 가서 도시락을 탁상위로 놓았다.
그리고는 그의 옆에 쪼그리고 앉았다. 차가운 기운이 있는 손은 여민석의 손목 위에 놓였다. 여민석은 머리를 유소정을 바라보았다. 열심히 그의 맥을 보는 유소정의 모습은 그가 전혀 보지 못했던 모습이었다.
순간, 흐리멍덩했던 눈도 맑아진 것 같았다.
머리를 숙이고 맥을 보는 유소정의 일련의 행동은 여민석의 마음을 움직였다. 여민석은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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