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6장
운전석 문이 열리고 늘씬한 다리가 나왔을 때 유소정은 힐끗 보고 재빨리 몸을 돌려 덤불 속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유미오 씨!”
남자가 먼저 입을 열었다.
뻣뻣하게 몸을 돌린 유소정은 여민석의 목소리가 아니라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몸을 돌려 구정혁의 커다란 체구를 바라보며 창백하고 작은 얼굴로 인사했다. “구정혁 씨였네요.”
“저예요.” 구정혁은 부드럽게 웃으며 말했다. “경찰서에서 나왔는데 내 차가 고장 나서 저 자식 차를 운전했어요.”
유소정의 긴장한 마음이 또다시 불안해졌다. 그 말은 여민석도 차 안에 있단 말인가?
유소정의 표정을 읽었는지 구정혁은 다시 한번 웃으며 설명했다. “그 자식은 애인과 함께 있으니 걱정하지 말아요. 유미오 씨, 어디 가는 거예요? 바래다줄까요?”
“저기...” 식은땀을 흘리며 유소정은 거절할지 말지 망설였다.
하지만 이 근처에는 택시가 한 대도 없고 안청하 쪽의 상황은 다급했다.
“그 자식한테 부담 가질 필요 없어요. 미오 씨는 내 우상이에요. 난 미오 씨의 팬일 뿐이죠. 우상을 위해 봉사할 수 있으면 너무 기쁠 거예요.” 구정혁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유소정은 아랫입술을 지그시 깨물며 더는 망설이지 않았다. “고마워요.”
차에 탄 후, 유소정은 주소를 알려줬고, 구정혁은 차를 몰고 안청하의 숙소로 가며 경찰서에서 내린 결과에 대해 말했다.
“장민 할아버지의 죽음은 미오 씨와 아무 상관이 없대요. 이 일은 장민 할아버지를 돌보는 한 가정부가 한 일인데, 그녀가 장민 할아버지의 짝이 되고 싶어 이런 하책을 낸 것이라네요.” 구정혁은 목소리를 낮추어 천천히 설명했다.
유소정은 침묵한 채 그 이유가 통했다는 게 의아했다.
구정혁은 그녀가 아무 말이 없자 계속 말을 이었다. “나명우가 뜻밖에 가정부의 처신을 알게 되었는데 마침 미오 씨가 마음에 들어 그런 행동을 했대요. 그와 가정부는 이미 구속되었어요.”
“아 참, 말하자면 이 일은 백은서와도 관련이 있어요.”
침묵하던 유소정은 고개를 돌려 그의 옆모습을 바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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