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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장

그는 다가가서 유소정의 손을 잡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유미오, 떼쓰지 마. 우리 이 아이를 선택하지 말자, 착하지?” 구정혁의 말에 유소정은 울지도 웃지도 못했다. 그녀는 성경진의 고백을 받아줄 생각이 없었다. 성경진은 남동생이나 다름없는데 어떻게 누나와 남동생이 함께 할 수 있겠는가. 얼굴이 창백한 유소정이 고개를 저으려는데 갑자기 사람들 속에서 누군가가 뛰쳐나왔다.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분노에 차 손을 들어 유소정의 뺨을 한 대 때렸다. “짝-” 유소정의 얼굴이 일그러졌고, 순간 볼이 눈에 보이는 속도로 부어올랐다. “이년! 어서 여민석 대표님께 사과하지 않고 뭐해! 네가 망신당하면 그만이지, 유씨 집안 전체가 휘말려 들게 하려는 가야? 네가 뭔데?” 술기운을 풍기는 남자가 욕설을 퍼부었다. 유소정은 몸을 곧게 펴고 있었는데 마른 몸매가 사람들 속에서 더 얄팍해 보였다. 늘 희망에 차 있던 눈빛이 지금은 자신을 향해 욕을 남발하고 있는 유승권을 슬프게 바라보고 있다. 유승권은 그녀의 이복 친오빠기 때문이다. “보긴 뭘 봐? 한번 해보자는 거야?” 유승권은 또 손을 내밀었는데 매로 유소정을 다스리려는 듯했다. 여민석은 차가운 눈초리로 힐끗 보더니 손을 내밀어 한걸음 앞서 유승권의 손목을 잡았다. “그만 해요.” 차가운 소리가 마치 그들을 비웃는 것 같았다. 하지만 유승권은 전혀 느끼지 못한 채 도리어 아첨하여 그의 비위를 맞추었다. “여민석 대표, 걱정하지 마. 우리 유씨 가문은 바람이나 피우는 그런 가문이 아니야. 소정이가 승복할 때까지 내가 때려서 매부에게 착하고 자상한 좋은 아내가 되도록 만들어 줄 거야!” 유소정은 온몸이 얼음처럼 차가웠고 얼음 구덩이에 빠진 느낌이 들었다. 여민석의 행동이 그녀의 심장에 바늘을 촘촘히 박은 것이라면, 유승권의 행동은 그녀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이다! 분명히 그들은 친남매인데, 유승권은 그녀에게 원수처럼 대한다. 심지어 그녀가 죽기를 원했다. “당신이 뭔데 사람을 때려요? 지금은 법치 사회예요!” 성경진이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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