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bfic
Open the Webfic App to read more wonderful content

제2장

그 협박 사진을 보며 유소정은 쓴웃음을 지었다. 유소정은 여민석이 백은서를 품에 안고 있을 때 분수없이 전화했고, 여민석이 백은서를 병원에 데려다주는 길에 문자를 남기고 강도 세 명과 몸싸움을 벌였으나, 돌아온 답은 '짜증 나니까 그만해' 였다. 둘은 지금 같은 병원에 있지만, 여민석은 백은서와 함께 VIP 병실에 있고, 유소정은... 아이의 사망신고를 기다리고 있었다. "지금 당장 이 연놈들 찾아갈 거야!" 안청하는 유소정의 표정을 보고 벌떡 일어섰다. "백은서는 뭐가 저렇게 잘났어? 대학교 때 첫 응급 구조 실전 연습에서 너한테 졌잖아. 네가 여민석이랑 결혼만 안 했어도 얘는 의학계에 발도 못 디뎌! 네가 나서기만 하면 쟤는 아무것도 아니라니까! 칵, 퉤!" 유소정은 앞으로 나서는 안청하의 팔을 덥석 잡았고, 화가 잔뜩 난 안청하는 힘을 주체하지 못한 탓에 유소정을 침대에서 절반이나 끌어 내렸다. "가지 마." 상처가 부딪혀 고통스러워하는 유소정의 얼굴을 보자, 안청하는 가슴 아파하며 울먹였다. "미오야, 왜 이렇게 멍청해? 그 개자식은 알아? 네가 여씨 할아버지를 3년 동안 보살핀 거? 지난해 그 자식이 교통사고로 죽어갈 때 네가 이식 준비까지 하면서 구하려고 했던 거? 그리고 미국 가서 백은서 찾으려고 할 때, 네가 인공수정 하겠다고 해서 할아버지가 그 개자식 보내주셨잖아. 이런 거 여민석 그 자식은 다 알아? 네가 이렇게나 잘해주는데 난 이해를 하지 못하겠어. 네가 눈이 잘못된 건지, 걔가 눈이 삔 건지!" 유소정은 눈시울을 붉혔다. 그렇다. 여민석은 줄곧 자신과 결혼한 건, 유소정이 여씨 가문에 빌붙으려고 이러는 줄 안다. 하지만 여민석과 결혼한 건, 온전히 사랑 때문이었다. 남몰래 10년 동안 짝사랑하면서, 자존심 다 버려가면서 모든 걸 바쳐 3년 동안 아내로 살아왔지만... 여민석은 이 사랑을 알고 싶어도 하지 않을 것이다. 여민석과 백은서는 잘 어울리는 한 쌍이지만, 백은서는 사생아였다. 아마 다른 이유도 있어서 여씨 할아버지는 두 사람을 줄곧 반대하셨다. 여씨 할아버지의 신랄한 수단은 상업계의 모두가 알고 있었다. 자세한 과정은 모르지만, 곧바로 백은서는 출국했고 여민석은 할아버지의 말씀대로 선을 보기 시작했다. 3년 전, 여민석은 할아버지 뜻을 거스를 수 없어 선을 보지도 않고 유소정을 선택했다. 유씨 집안은 인원수를 채우느라 넣은 것으로, 부모님이 여씨 가문 관리자에게 뒷돈을 쥐여주며 이름을 넣은 것이었다. 유소정은 예쁘고 과거도 깨끗해 명단에 남게 되었다. 여민석이 유소정을 선택했을 때, 유소정은 날듯이 기뻤다! 평생의 소원을 이룬 것처럼 말이다. 그때 평생의 운을 다 써버린 걸까. 그 후로, 유소정의 모든 기대는 웃음거리가 되어버렸다. 신혼 날 밤, 유소정은 혼자 날이 밝을 때까지 침대에 앉아있었다. 3년의 결혼 생활 동안, 서울에서 유소정이 여씨 가문 사모님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지금은 인공수정으로 얻은 아이까지 잃게 되었다. "띠링." 유소정의 휴대폰이 울렸다. 화면의 이름을 보자, 유소정은 저도 모르게 몸을 일으켰다. 여민석? "어디야?" 휴대폰에서 여민석의 차가운 목소리가 울렸다. 유소정이 대답하기도 전에 여민석이 말했다. "연자죽 좀 끓여와." 심신안정에 좋은 연자죽. 유소정은 여민석에게 종종 죽을 끓여 서욱에게 보냈다. 여민석은 아예 안 먹을 때도 있지만, 가끔 먹을 때도 있었다. 유소정이 끓인 죽은 확실히 효과가 뛰어났기 때문이다. 여씨 할아버지의 건강이 점점 좋아진 것도 유소정이 계절에 따라 건강에 좋은 보양죽과 탕을 끓여준 덕분이었다. "성안병원으로 보내." 유소정이 대답을 하지 않자 여민석이 목소리를 조금 더 높였다. 유소정은 숨이 멎는 것 같아 손이 떨렸다. 그러다 백은서가 SNS에 연자죽 사진을 올린 게 보였다. 안청하는 너무 화가 나 욕이 나올 뻔했다! "오늘 우리 결혼 3주년이야." 유소정은 안청하의 손을 꾹 누르며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을 했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거야?" 여민석은 짜증 섞인 말투로 답했다. "내 소원은, 우리..." 이혼하자. 이혼이라는 두 글자는 유소정 목의 피딱지처럼 딱 걸린 것 같았다. "계좌에 2천만 원 이체했으니까 얼른 죽 보내." 여민석이 전화를 끊었다. 곧바로 휴대폰에 입금 알림과 함께 주소 하나가 도착했다. 유소정은 몸을 일으켰다. 온몸이 트럭에 깔린 것처럼 아팠다. 안청하는 곧바로 유소정을 붙잡았다. "설마 정말 죽 끓이려고?" 유소정은 휴대폰을 꺼내 배달을 시킨 후, 앨범에서 사진을 찾아 모자이크 처리해 혼인신고서 복사본을 인쇄해 퀵을 불렀다. 30분도 안 되는 사이에, 백은서와 여씨 대표님이 다시 인기 검색어에 올랐다. 백은서는 배달 음식을 받았으며, 포장에는 여씨 대표님의 혼인신고서가 붙어있었다! 인터넷은 순간 발칵 뒤집혔고, 여민석과 백은서가 사실은 몰래 결혼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곧바로 또 다른 사진이 올라왔다. 백은서는 배달을 받을 때 뜨거운 죽을 쏟았으며, 여민석은 쏟은 죽을 처리한 후 전화를 받고 미간을 찌푸린 채 떠났다. 백은서는 천재 아가씨의 우아한 이미지였으나, 곧바로 여씨 가문의 공식 계정에 여민석과 백은서는 결혼하지 않았다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그렇게 여민석과 잘 어울리는 한 쌍인 백은서는 어느덧 여씨 대표님의 혼인에 끼어든 혼외자가 되었다. 백은서는 검은색 마스크를 쓰고 급히 병원 주차장을 떠나서야 간신히 소식을 듣고 달려드는 기자들을 피했다. "속이 다 시원하네!" 안청하는 끊임없이 쏟아지는 뉴스를 보며 무릎을 쳤다. "내가 백은서한테 현수막이라도 보낼까? 여 대표님의 아내가 보낸 죽입니다! 라고 말이야." 유소정은 물건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높은 곳에서 추락해 아이를 잃었으나, 왼쪽 다리뼈에 금이 간 것뿐이니 천만다행이었다. "어디 가려고? 설마 여민석 달래주러 가는 거야?" 안청하는 급히 막아섰다. "돌아가서 그 개자식 달려주려는 거면 내가 네 다리 분질러 버릴 거야!" 유소정은 링거를 뽑고 덤덤하게 말했다. "이혼하러 가려고." 결혼 3주년 기념일에 아이를 잃었으니, 유소정은 불쌍한 아가 보내주는 셈 치고 이혼을 결심했다.

© Webfic, All rights reserved

DIANZHONG TECHNOLOGY SINGAPORE PTE. 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