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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장

"제가 누나 걱정을 해서 질투해요?” 성경진이 시선을 내린 채 이를 악물고 물었다. 여민석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기에 성경진은 그를 감히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다. 그러나 유소정이 다친 것을 보고도 못 본 척할 수는 없었다. ‘그러면 사람도 아니지.’ 여민석은 두 손을 바지 주머니에 꽂은 채 무심코 그를 살펴보았다. "나는 그쪽처럼 한가하지 않아." "그러면 제게 알려줘도 상관없잖아요?” 성경진은 쓸쓸하게 웃으며 고개를 숙여 처치를 마친 손가락을 내려다보았다. 그날 야시장에서 손가락을 밟혀 뼈가 부러질뻔한 뒤로 이미 보름이 지났다. 비록 그 당시 유소정이 제때 말렸으나 그는 여전히 손을 다쳤다. 여민석이 아니꼬운 눈빛으로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곧바로 시선을 돌렸다. 꼭 다물린 얇은 입술도 벌려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휠체어에 앉은 성경진이 휠체어를 몰아 수술실 문 앞까지 다가가더니 고개를 들어 올려 엄숙한 표정의 여민석을 바라보았다. "저도 제가 누나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예전에도 제 이기심에 누나를 해쳤죠. 여 대표님, 미안해요. 제발 누나를 용서해 줘요.” "당시 제가 누나에게 고백했던 이유는 누나가 이미 결혼한 걸 몰랐기 때문이에요. 누나는 저와 할아버지 생명의 은인이에요. 그러니 제가 어찌 누나를 해칠 수 있겠어요?" 여민석은 그를 내려다보았다. 성경진이 말한 생명의 은인 건은 그가 나중에 서욱을 시켜 조사해 보았기에 어떻게 된 일인지도 알고 있었다. 성경진이 시선을 내리깔고 씁쓸하게 웃었다. "누나는 저를 좋아한 적이 없어요. 제게 남녀 간의 사랑을 느낀 적도 없고요. 그러니 오해하지 마요." "그쪽이 그녀의 마음에 들 리 없어.” 여민석이 싸늘하게 말했다. 그는 지금 성경진과 여기서 이야기를 나눌 기분이 아니었다. 마음이 심란했던 여민석이 넥타이를 느슨하게 풀더니 칠흑같이 어두운 눈동자에 서린 짜증을 삭이고는 차갑고도 무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할 말 다 했으면 그만 돌아가. 그녀가 우리 대화를 듣고 내가 그쪽을 괴롭히는 줄 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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