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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6장

여민석은 분명히 화가 났지만 그래도 일부러 덤덤한 척 하면서 차한빈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은서는 내연녀가 아니야.” 어두컴컴한 룸 안은 각별하게 조용했다. 차한빈과 여민석은 서로를 마주보고 있었다. 두 사람은 모두 눈에서 위험한 빛을 반사하고 있었다. “내연녀가 아니라고? 그럼 네 혼인 신고서에 있는 여자는 누구야?” 차한빈은 화가 나 모욕적인 말들을 잔뜩 준비하고 있었다. 하지만 날카로운 여민석의 눈빛에 그의 기세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말았다. 여민석은 술잔의 술을 한 모금 마시고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 “내 개인적인 일은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내 일에 쓸데없이 참견하지 마.” “쓸데없이 참견하지 말라고?” 차한빈은 화가 나서 그의 뒷모습을 노려보았다. 분명히 잘못을 저지른 사람은 여민석인데, 그는 왜 이렇게 침착한 것일까? “여민석, 네가 여씨 어르신에게 반항할 수 있는 힘이 없다면, 더 이상 두 여자 생활을 방해하지 말아줄래? 백은서랑 모든 관계를 끊고 유소정이랑 잘 지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차한빈은 여민석의 뒷모습을 향해 소리쳤다. 하지만 그가 무슨 말을 하든, 여민석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제멋대로 자리를 떠났다. 화가 치밀어 올랐지만, 제대로 화를 분출하지 못한 차한빈은 화가 나 술잔을 바닥에 내리쳤다. 쨍하는 소리와 함께 술잔은 순식간에 부서져 산산조각이 되었다. 차한빈은 소파를 세게 두드렸다. 그는 이를 악물고 소파 등받이에 몸을 기댔다. 지금 이 순간, 백은서의 빨갛게 달아오른 두 눈이 그의 머릿속을 가득채웠다. 백은서는 빨간 입술로 억울함을 호소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여민석에게 큰 일이 아닌 것 같았다. 다음날 아침. 7시 알람이 울리자마자 유소정은 잠에서 깨어났다. 오늘따라 기분도 상쾌했다. 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앉아 스트레칭을 한 다음에야 씻고 화장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이 평소 좋아하던 교수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옅은 화장을 하고, 흰 색 드레스를 골라 입었다. 드레스의 밋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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